코로나19에 허리띠 졸라매는 글로벌 항공업계

입력 2020-03-0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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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터미널에 있다. 샌프란시스코/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글로벌 항공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항공 수요가 급감하며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실적 악화를 보전하기 위해 글로벌 항공사들이 인건비를 쥐어짜고 있다. 예정된 채용 계획을 올 스톱하고 기존 인력도 무급휴가에 들어가도록 조치했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항공편이 40%나 감소하자 3만3000명의 직원에게 6월 30일까지 3주간의 무급휴가를 권고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실적 악화 위기에 내몰렸다.

독일 루프트한자도 지난 6일 수주 내 항공편이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노조와 협의해 근무시간 단축과 무급휴가 조치에 들어갔다.

캐세이퍼시픽처럼 해외 항공 수요 비중이 높은 아랍에미리트항공도 최대 한 달간의 무급휴가를 허용했다.

미국·캐나다 항공편과 해외 비행편이 각각 10%, 20% 감소한 유나이티드항공도 채용을 동결하고 무급휴가를 제시했다. 이번 주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던 23명의 조종사도 비행에 투입되지 못한 채 공중에 붕 떴다.

이처럼 글로벌 항공사들이 인력 비용 절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미국에서 46만2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295만 명에 달하는 항공업계 종사자가 코로나19 사태로 칼바람을 맞게 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업계 인력의 5%만 타격을 입어도 전 세계적으로 15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국에서만 2만 명 이상이 실업자가 되는 셈”이라고 추산했다. 미국 항공업계에서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업계 전체 인력의 11%에 해당하는 6만2000명을 감원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인한 운항 감소로 항공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9·11 테러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항공업계 종사자 규모가 2001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IATA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항공업계의 매출 손실이 1130억 달러(약 13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피해 규모로 전 세계 항공사의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19% 감소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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