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 중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로젠택배 매각을 맡은 씨티글로벌그룹마켓에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인수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매입 대상은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PEA)가 갖고 있는 로젠택배 지분 100%로 인수대금은 약 4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월 베어링PEA는 로젠택배 매각을 위해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위메프와 키스톤프라이빗에퀴티, JC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이번 매각 실무를 맡고 있다.
로젠택배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에 이어 업계 4위권 회사다. 매각자 측은 로젠택배의 전체 물량 중 약 85%는 이커머스에서 나오는 만큼 온라인 업체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관련 시장이 매년 20%씩 커지고 있어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는 신세계 그룹의 현 상황과도 맞아 떨어진다.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을 출범시켰다. 때마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 확산하면서 신선식품 온라인 주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SSG닷컴 역시 물류 인프라 구축이 예상보다 시급해졌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SSG닷컴의 1~2월 전체 매출 신장률은 약 30%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온라인 중심의 소비패턴을 고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생필품이나 신선식품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온라인 전문 이커머스 업계와 달리 이마트의 재고를 활용하는 SSG닷컴은 재고 물량이 충분하다. 대신 문제는 배달 인프라다. SSG닷컴의 예약주문배송인 ‘쓱배송’의 주문 마감률은 80% 수준에서 최근 99.8%까지 치솟았다. 전국적으로 배송차량을 60대 이상 늘리는 한편, P.P센터 인력도 단기적으로 증원해 처리 가능한 물량을 기존보다 최대 20% 늘려 대응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SSG닷컴의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로젠 택배 인수를 검토 중”이라면서 “매물이 나왔으니 들여다보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