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 3주간 해외주식 1억7000만달러 순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3주간 해외주식 매도액은 40억4304만 달러(4조9244억 원)에 달했다.
이는 1월 한 달간의 매도액인 23억7801만달러보다 41.2%나 많은 수준이다. 매수를 제외한 순매도액은 1억7639만달러(2148억 원)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순매도액은 미국 주식이 7086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홍콩(5805만 달러), 일본(4900만 달러), 유로시장(2492만 달러) 등 순이었다. 유로시장은 유럽의 국제증권예탁기관인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을 통해 보관 중인 주식 규모를 말한다.
‘해외주식 직구족’은 이 기간 유일하게 중국 주식 5177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중국 증시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먼저 발생해 큰 폭의 조정을 겪은 뒤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글로벌 증시는 폭락장세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24일 3.56% 폭락하는 등 5거래일에 걸쳐 총 3,580포인트 떨어졌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 주식 보유액은 이달 12일 기준 145억2026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1일(167억8079만 달러)과 비교하면 13.47% 감소한 수준이다. 외화주식 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팔아치운 데다 주가 급락으로 평가액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영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고 공포심리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 증시는 주요국 정부의 통화ㆍ재정정책 공조로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