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이어 랄라블라도 '즉시 배송' 서비스 시작…한세엠케이ㆍ삼성물산ㆍ한섬도 '퀵배송'
패션ㆍ화장품 업계도 ‘배송 속도전’에 가세한다. 전날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해주는 ‘빠른 배송 서비스’는 이커머스 업계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며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를 무색하게 했다. 그간 배송 전쟁은 신선식품과 생필품 위주로 전개됐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외출과 대면접촉을 꺼리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패션과 화장품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고 있어 이들 업계도 배송 속도전을 온라인 강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CJ올리브영에 이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헬스앤뷰티)스토어 랄라블라가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랄라블라는 즉시 배송 서비스를 △잠실 △신림 △구로디지털 등 서울시 주요 상권 5개 점포에서 시범 도입한 후 전국 점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요기요 앱을 통해 주문할 수 있는 랄라블라의 상품은 브랜드 세일 화장품, 월별 행사 상품, 미용 소품, 건강 기능 식품 등 100여 종이고, 고객이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문한 건에 대해 배달 가능하다. 최소 주문 가능 금액은 2만 원이고 기본 배송비는 4300원이다. 랄라블라는 배송 가능 상품도 다음 달부터 200여 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랄라블라 측은 “화장품 이용 고객들은 같은 상품을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몰 등을 통한 비대면 구매도 많은 편”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이번 배달 서비스 제휴가 고객들에게 큰 편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12월 업계 최초로 3시간 내 즉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던 CJ올리브영은 최근 배송 옵션을 확대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CJ올리브영의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은 지난달부터 고객이 직접 배송 시간을 지정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오후 1시 이전 주문 건에 한해 같은 날 오후 3~4시 사이 주문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쓰리포(3!4!) 배송’과 오후 8시 이전 주문에 한해 같은 날 오후 10시~자정 사이 배송해주는 ‘미드나잇 배송’을 새롭게 운영 중이다.
CJ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는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증해 지난달 주문 건수가 전월 대비 115% 성장했다.
패션업계도 배송 속도전에 뛰어들었다. 버커루, TBJ, 앤듀, NBA, NBA키즈, PGA TOUR & LPGA 골프웨어 등을 판매 중인 국내 패션기업 한세엠케이는 자사 계열사인 패션전문 쇼핑몰 아이스타일24와 손잡고 오늘 주문한 상품을 오늘 입을 수 있는 ‘의류 총알배송’ 서비스에 들어갔다.
당초 총알배송 서비스는 이달 말께 오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줄자 오픈 일정을 앞당겼다. 총알배송은 우선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시작된다. ‘아이스타일24’ 사이트에서 밤 12시부터 오전 10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받아볼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7년 한세엠케이의 총알배송과 비슷한 ‘퀵배송’을 도입했다가 지난해 중단했는데 상반기 내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통합 온라인몰 SSF샵은 1회당 5000원만 내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제품 주문 후 3~5시간 내 배송을 원칙으로 하는 퀵배송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비용 등 문제로 지난해 중단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배송 비용 단가 문제로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워낙 서비스 반응이 좋았던 만큼 비용 문제를 해결해 코로나19 이슈가 잦아들면 상반기 내에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 지역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서울로 제한한다.
현대백화점 패션계열사 한섬 역시 2018년부터 ‘퀵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만 우수 회원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용률이 높지는 않은 편이다. 한섬은 자정부터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서울 지역에 한해 당일 배송해주는 퀵배송을 운영 중이다. 총 3개 상품까지 퀵배송 주문이 가능하다. 한섬 측 관계자는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만 퀵배송을 진행 중인데 현재 전 고객까지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패션ㆍ뷰티업계가 온라인 전용 상품 출시 등으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빠른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에 힘을 주다 보니 소비자 편의를 끌어올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즉시 배송 서비스”라며 “패션은 입어보고 화장품은 발라보고 산다는 인식이 점차 옅어지면서 필요한 물건을 빨리 받아보고 싶어하는 고객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