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러시아 ‘외국인 입국금지’…미국선 “10명 이상 모이지 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에 고립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대외적으로 입국 금지 카드를 꺼내 드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사회적으로 ‘거리 두기’를 장려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만 해도 캐나다와 러시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이날 외국인의 EU 여행을 30일간 금지하는 방안을 17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달 18일부터 5월 1일까지 일시적으로 러시아 내 외국 대사관 및 영사관 직원 등을 제외한 외국인의 러시아 입국을 제한한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캐나다 국민이나 영주권자가 아닌 사람들의 입국을 거부할 방침을 밝혔다. 다만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시민권자의 직계 가족과 미국 국민, 외교관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으며 상품 교역 또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여행이 적을수록,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더 많이 억제할 수 있다”며, 각국 정상과 정부에 EU로의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에 대한 일시적인 제한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여행 제한은 초기 30일간 가동돼야 하며,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7일 예정된 EU 정상들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화상 회의에서 이 같은 조치를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EU 정상들은 회의에서 이를 논의하게 된다.
문이 닫힌 것은 EU 외부로 통하는 바깥 문뿐만이 아니다. 그간 EU 회원국과 소수 비회원국 등 26개국은 솅겐 협정에 따라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해왔는데, 최근 들어 회원국들은 잇따라 내부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빗장을 걸고 있다. 국경 폐쇄에 가장 부정적이었던 독일마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 5개국과의 국경에서 화물과 통근자를 제외하고 이동을 차단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했다.
각국 내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움직임이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생활 수칙을 직접 발표했다. △몸이 아프면 집에서 나가지 말고 △10명 이상 모이지 말 것이며 △외식을 피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이 가이드라인은 15일간 적용된다.
미국 내 각 주 차원에서도 각종 조치가 쏟아져 나왔다. CNBC 방송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와 인근 뉴저지주, 코네티컷주는 일정 규모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식당 등 대중시설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중에서도 뉴저지주는 주 전체에 대해 사실상의 야간 통금을 권고하기도 했다. 또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와 붙어있는 메릴랜드주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식당과 술집, 영화관, 체육관 등을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프랑스는 ‘전 국민 이동 금지령’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전쟁 중”이라며, 전 국민은 필수적인 사유가 아니면 이동을 금하고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금지령은 오는 17일 정오부터 발령되며 일단 15일간 이어진다. 이 기간 프랑스인들은 생필품이나 의약품 구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장의 출퇴근 등 필수적인 사유가 아니면 이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