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ㆍ조현아ㆍ반도건설 연합, "지금 경영진에 위기상황 맡길 수 없어"
KCGIㆍ조현아ㆍ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조원태 회장 측이 발표한 '팩트체크' 자료에 반박을 내놓으며 공방을 이어갔다.
3자 연합은 22일 '한진그룹의 왜곡된 사실 배포에 대한 주주연합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한진그룹의 '팩트체크'는 가짜뉴스 수준의 사실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한진그룹 측은 20일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3자 연합이 주장해 온 내용 중 사실과 다른 8가지를 따진 바 있다.
먼저, 3자 연합은 영업이익이 소폭 발생했기에 경영실패가 아니라고 주장한 점에 대해 "정상적인 기업이고 합리적인 경영진이라면 내세울 수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순손실이 났고, 현재 항공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점을 고려하면 호황기에도 적자를 낸 지금의 경영진에게 위기상황을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862%이고, 아시아나항공의 909%보다 낮다는 한진그룹의 주장에 대해서는 "영구채 상환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의 실질 부채비율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3자 연합은 "모든 기업은 영구채 상환계획을 고려해 재무계획을 짜고 있다"며 "경영위기로 회사를 매각한 아시아나 항공의 909%보다 부채비율이 소폭 낮다고 기뻐하는 한진그룹의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JAL(일본항공) 사례를 참고해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3자 연합의 주장이 가혹한 구조조정의 전조라고 지적한 한진그룹의 주장 역시 비판했다. 3자 연합은 "JAL은 한국과 문화와 환경이 비슷한 일본의 사례를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진이 위기를 넘긴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참고해 한진칼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3자 연합은 KCGI가 한진칼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한진그룹 측이 제기한 단기차액 투자 의혹에도 반박을 내놓았다. 이들은 "KCGI의 투자금 중 3분의 2 이상이 10년 이상의 장기펀드"라며 "사모펀드업계에서는 10년 이상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KCGI는 투자자들과 공유한 투자철학과 결정에 따라 한진칼에 장기투자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측은 한진그룹이 엉뚱하게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을 공격하며 주주연합이 추구하는 '한진그룹의 투명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를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3자 연합은 "상호출자제한집단인 국내 10위권의 그룹이면서 조원태 주주가 불과 6.52%를 소유하고 있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서는 다른 주주들의 견제와 투명경영이 필수"라며 "세계 20대 항공사도 대부분 투자자가 선임한 전문경영인 체제이고, 국가나 왕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동계 항공사 이외에는 6.5% 주주 한 명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이 제기한 3자 연합의 경영 참가 의혹 역시 반박했다. 이들은 "주주연합은 확고하게 경영 불참을 선언했다"며 "한진그룹이 미등기 임원 임명 가능성을 주장하는 건 불과 6.5% 지분율을 보유한 조원태 주주가 현재 그러한 방식으로 사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3자 연합은 반도건설의 공시 역시 적법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이 조원태 대표이사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대화 전부를 공개하지 않고, 권 회장의 일부 대답만을 악의적으로 발췌해 공개하고 조원태 대표의 불리한 발언은 숨기는 여론몰이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 측은 "오히려 한진그룹이 조원태의 우호지분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모종의 대가를 제안함으로써 그룹의 기업 가치를 훼손했을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3자 연합은 "항공기 리베이트 관행이 근절돼야 한다"며 "한진그룹이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와 관련한 해명요구에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 측은 "프랑스 법원은 대한항공 고위임원이 리베이트를 3자를 통해 직접 받거나 연관 있는 학교재단으로 전달한 사실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그런데 한진그룹이 에어버스에 뇌물수수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건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기존에 여러 차례 다른 건으로 수사를 받아왔다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이 해당 리베이트 사건 당시와 지금까지도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진행하는 위치에 있었다"며 "해당 사건 직후 에어버스 항공기 도입, 회장 취임 직후 가장 먼저 12조 원 상당의 보잉 787 항공기 도입을 결정했는데 주주들은 합리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