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 증시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률 기록…이번 주부터 코로나19 충격파 지표로 체감할 듯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4000포인트가량 밀리면서, 17.3%의 낙폭을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8.2%) 이후로 최대 낙폭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S&P500지수는 14.98%, 나스닥은 12.64% 각각 주저앉았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는 최근 글로벌 증시를 집어삼키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세계 증시의 시가 총액이 무려 3경2000조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의 시총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이들 국가의 증시 시총은 62조2572억 달러(약 7경7416조8000억 원)로 지난달 19일(87조8708억 달러)보다 25조6136억 달러(29.2%) 감소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3경1900조 원이 증발한 셈인데, 이는 무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퍼져나가면서 사실상 마비 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각국에서는 국경 폐쇄 조치가 잇따랐으며, 국가 및 주요 도시 차원의 봉쇄 조치도 속속 발표됐다. 자연스럽게 경제 전망도 갈수록 암울해지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심지어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4%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이번 주부터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파를 지표로 체감하게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됐을 지표가 본격적으로 발표된다. 오는 24일 미국에서는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이 발표하는 3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일본과 독일, 유로존 등의 3월 제조업 PMI도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시장은 오는 26일 발표될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최근까지 꽤 오랫동안 20만 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수치가 225만 명으로 폭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각종 사업장 폐쇄 등으로 대량 실업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핵심 변수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얼마나 빠르게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는지다. 백악관과 의회는 주말에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부양책 규모가 2조 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1조 달러 수준에서 두 배로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오는 23일 부양책이 곧바로 의회를 통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의 협상이 순조롭지 못한다면, 불안감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다른 주요국에서 얼마나 공격적인 재정부양책을 꺼내 들 것인지도 중요하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엄격하게 유지해온 재정균형 원칙을 깨고, 1500억 유로(약 200조5000억 원) 상당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 독일이 재정 투입에 나서면서 다른 유럽 국가들 또한 따라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0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메디신 코로나바이러스 리소스 센터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확진자 숫자를 총 30만5234명, 사망자를 1만2974명으로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