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투자증권은 23일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신용베팅 양상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삼성전자 등의 대표 종목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시가 추가 급락해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이를 청산하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증시에 추가적인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지영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신용융자를 통한 레버리지 거래는 강세장에서 급증하고 약세장에서 급감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코스피 신용융자잔고는 2월 20일 4조 5910억 원으로 연중 고점(19년말 대비 15% 증가)을 형성 후, 3월 20일 현재 3조5387억 원으로 고점 대비 23% 감소했고, 코스닥 신용융자잔고는 2월 24일 5조 9196억 원으로 연중 고점(19년말 대비 15% 증가)을 형성했다”라고 말했다.
3월 이후 국내 증시의 폭락장이 출현하면서 신용잔고의 절대 금액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코스피의 경우 시가 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중이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 연구원은 설명했다.
개인들의 신용 베팅이 이어진 종목은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종목이다. 한 연구원은 “최근의 코스피 신용잔고 Divergence 현상은 개인투자자들의 학습효과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한다”라며 “일부는 보유 종목 주가 급락에 따른 담보비율 하락에도, 추가 담보금까지 납입해가면서 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이어 “또한 이번 장에서 신용베팅에 나서고 있는 투자자들이 단순 낙폭과대주 혹은 테마주 같은 종목들이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종목 위주로 신용매수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 위기 때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국내 증시 추가 급락 시 이를 버티지 못하고 청산하려는 개인들이 늘어난다면,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수급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순매수 개인 주체들은 20~60대 사이로 다양화되어 있으며, 금융위기 때의 경험을 살려 폭락장에서 대형주 매수 후 장기 보유 또는 단타 수익 실현하려는 성향들도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