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의회 통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만8591.9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67.52포인트(2.93%) 내린 2237.4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84포인트(0.27%) 하락한 6860.67에 각각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2016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1조 달러(약 1273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의회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상원에서 이날 오후 실시된 절차 투표가 또 한 차례 부결됐다. 민주당은 백악관이 제시한 방안 중 근로자 보호나 기업 통제 등의 측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연준이 무제한 달러 찍어내기를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조치를 내놨지만 경기부양책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유동성 지원책으로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을 사실상 무한대로 실행하기로 했다.
이날 개장 전 발표한 성명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기준의 7000억 달러에서 무한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만큼 무제한으로 채권을 사주겠다는 것이다.
또 회사채 시장 관련 두 개의 지원 기구 설립을 발표했다. 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회사채 시장에도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회사채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과 가계 신용을 지원하는 신규 대책도 내놨다.
우선 회사채 시장 관련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PMCCF)’와 ‘세컨더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SMCCF)’가 설치된다. 프라이머리 마켓은 발행시장, 세컨더리 마켓은 유통시장을 각각 의미한다.
미국 회사채 시장은 약 9조5000억 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투자등급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취지다.
지난 2008년 가동됐던 ‘자산담보부증권 대출 기구‘(TALF·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도 다시 설치된다. 신용도가 높은 개인 소비자들을 지원하는 기구다.
TALF는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 중소기업청(SBA) 보증부대출 등을 자산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을 사들이게 된다. 일선 가계 등에 대한 금융지원도 나선 것이다.
프라자크타 바이드 MRB파트너 전략가는 “3월 경제가 갑작스러운 침체에 접어들었다”면서 “앞으로 두 달 간 바이러스 통제에 의미있는 진전이 없다면 투자자와 기업의 시장 전망 불안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6.65% 내리며 가장 부진했다. 반면 기술주는 0.98% 내렸고, 커뮤니케이션도 0.39% 내려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임의 소비재는 0.3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