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부동산도 판다…기업들 올들어 5280억 현금화

입력 2020-03-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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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형자산 양도 및 처분 공시 기업. (출처=금융감독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핵심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4일까지 유형자산 양도 및 처분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2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9곳에 그쳤다. 이들은 토지 및 건물 등을 매각해 약 5280억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이날 8000억 원 규모의 유형자산 처분을 결정한 것을 더하면 1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의 알짜 자산을 매각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전체 자산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한 기업은 9곳으로 매각 대금 규모는 약 1800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의 6곳, 1580억 원보다 늘었다. 이들 대다수는 양도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이라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 윈하이텍은 자산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및 미래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자산총액의 27%에 해당하는 토지 및 건물 지분을 340억 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서울사옥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하는 한류AI센터와 스킨앤스킨, 세니트, 상상인인더스트리 등도 매각 금액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인 유형자산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LG하우시스,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도 부동산을 현금화한다. LG하우시스는 울산 신정사택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처분금액은 630억 원이다. 지난해 ‘어닝쇼크’를 겪은 LG하우시스는 9년째 유지한 ‘AA’ 등급을 반납할 위기에 처해있어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옛 사옥이던 강남 성암빌딩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달 초 무산되면서 재무개선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고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심리가 위축하고 실적 악화로 신용도가 낮아지는 탓이다. 이에 부동산을 현금화하는 기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마트는 8000억 원 규모의 부지를 매각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유통업은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가 예상되는 산업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처분 목적에 대해 “재무건전성 및 투자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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