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여성 판사들의 맞대결이 이뤄지는 서울 동작을의 이번 총선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5선을 노리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출신 나경원 의원과 사법농단 의혹 폭로자 이수진 전 판사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엘리트에 속하는 판사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그간의 삶의 궤적은 달랐던 두 사람이다. 나경원 후보는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조국 사태에서의 사법부의 행태가 사법농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반면 이수진 후보는 사법농단 사태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거부하면서 유명세를 떨치며 사법개혁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이 후보는 어린 시절 더부살이를 할 정도로 실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점을 들어 나채성 홍신학원(사학재단) 이사장의 장녀인 나경원 후보의 '금수저' 이미지와 대비되는 '흙수저' 출신임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동작을의 인물 구도는 '개혁 대 보수', '흙수저 vs 금수저'로 확연히 대비되는 양상이다.
그간 동작을 지역 민심 향방은 어느 한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았다. 현대차 사장 출신의 이계안 열린우리당 후보가 17대 때 배지를 달 때까지만 해도 동작을은 민주당의 텃밭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12년간 동작을 민심은 보수 진영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앞서 16대, 17대 총선 때만 해도 유용태(47.6%), 이계안(49.9%) 의원을 연달아 배출한 반면,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가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이후, 2014년 19대 재보궐선거와 20대 총선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허동준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인지도 면에서 앞서는 나경원 후보는 지역 이슈에 밝은 만큼 '강남 4구 완성'을 구호로 부동산 가격에 예민한 민심 잡기에 나섰다. 반면 이 전 판사는 숭실대, 중앙대 등이 많은 동작을의 청년 유권자를 사로잡기 위해 참신함과 개혁성을 내세웠다.
최근 국회의원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이수진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앤리서치가 17∼18일 조사(동아일보 의뢰·동작을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 대상·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이수진 후보가 47.1%로 나경원 후보의 35.4%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3%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