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분당 을은 소득수준이 높은 분당동과 수내동, 정자동, 금곡동, 구미동 일대가 중심이다.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보수색채가 강한 곳이다. 2011년 제18대 재ㆍ보선에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물리친 것과 20대 선거에서 김병욱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김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며 지역을 지킬 수 있을지, 보수가 전통적인 강세 지역을 되찾아갈지가 성남 분당 갑 총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김병욱 후보는 1965년 경남 산청군 출생으로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쌍용그룹과 한국증권업협회에서 근무했고 2002년 개혁국민정당 창당과 함께 정치권에 입문한 뒤 열린우리당에서 활동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냈고, 2018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역임했다.
현역 의원으로서의 프리미엄과 지명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후보의 강점으로 꼽힌다. 20대 총선 당시 보수 표가 분산되지 않았다면 당선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많았던 만큼 그동안 공격적으로 지역구를 관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은 “학교실내체육관 유치, 도서관과 스포츠센터 설립, 도시재생 등을 위해 힘써왔다"며 지난 의정활동을 강조했다.
통합당은 지난해 초 당협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선출된 청년창업가 김민수 후보를 단수공천하며 승리를 향한 자신감을 보이는 중이다. 1978년생인 김 후보는 100만 원으로 계단 청소 사업을 시작해 연매출 100억 원대의 기업가가 된 창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중앙대학교에서 창업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창업진흥협회장을 지냈다. 김 후보는 지난해부터 황교안 대표가 보수정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구성한 대한민국청년팀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보수 유권자의 분열만 없다면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는 것이 통합당의 구상이다. 이에 김 후보의 경우 중앙정치 이슈와 거리를 두고 분당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당협위원장으로서 지난 1년간 지역구 관리를 열성적으로 했다는 점에도 자신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25년째 분당에 거주하고 있는 ‘분당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