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수 운용사에 펀드 이관 가능성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매각시도가 사실상 불발되자 국내 운용사에 펀드를 이관하는 방식으로 방향 전환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프랭클린템플턴 측과 더 이상 인수 협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통보했다. 양측은 약 6개월간 인수 관련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계약과 관련해 세부사항을 조율을 해왔지만 사실상 협상은 결렬로 마무리됐다.
이에 프랭클린템플턴 측은 일부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운용 중인 펀드 이관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랭클린템플턴이 사업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운용 중인 펀드를 국내 운용사에 이관하는 방식으로 방향 전환했다”면서 “과거 프랭클린템플턴이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매각을 타진했는데 이번에는 해외 펀드 라인업 강화를 원하는 여러 운용사를 상대로 펀드 이관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2018년 3월 삼성자산운용의 자회사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합병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8월 해당 계약은 템플턴의 주력 상품 중 하나였던 뱅크론펀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키움투자자산운용과의 회사 매각을 타진했지만 결국 이 역시도 무산됐다. 2018년 3월 말 1조2014억 원에 달했던 프랭클린템플턴의 펀드 순자산총액(NAV)은 현재 3209억 원(26일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회사가 펀드 이관을 원한다고 해서 곧바로 펀드를 이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펀드 이관을 위해서는 수익자 총회를 열고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50%의 펀드 이관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프랭클린템플턴의 인수는 물론 펀드 이관 자체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를 이관받게 되면 수탁고가 늘어나고 운용 보수가 발생한다는 단편적인 장점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프랭클린템플턴 펀드 라인업 자체가 성과가 좋은 펀드가 많은 것도 아닌 데다, 잘 모르는 펀드를 이관받아 성과를 내기가 쉽지가 않고 관리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