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도 코로나19 역풍...HSBC, 배당·자사주매입 철회로 주가 ‘풀썩’

입력 2020-04-0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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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금융당국 방침에 따른 것…일각선 “규제개입, 은행 실적 저하 초래할 수도” 우려

▲HSBC 홀딩스 PLC 주가 추이. 출처 CNBC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은행권에도 미치고 있다. 영국 금융 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 대비해 은행들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금지령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1일 홍콩증시에서 HSBC홀딩스와 스탠다드차타드(SC)의 주가는 일제히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HSBC는 9%, SC는 7%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배당 지급을 취소하고,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HSBC는 원래 이달에 중간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1분기 실적에 코로나19 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계획을 철회했다. SC는 올해 최종 배당에 대한 결정은 1년 동안 그룹 전체의 재무 성과와 중기 전망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영국 금융당국의 방침에 발을 맞춘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달 31일 HSBC, SC, 로이드, RBS, 바클레이스, 산탄데르 등 6개 대형은행에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주주들에게 배당을 주지 말고, 보너스 지급도 보수적으로 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시중은행에 내린 경고일 뿐이지만 권고 사항을 따르지 않을 시에는 BOE가 감독권을 사용하겠다고 해 사실상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HSBC와 스탠다드 차타드를 비롯해 영국 6개 주요 은행은 배당 지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자사 주가를 부양하려는 목적의 자사주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영국의 5대 은행은 향후 2개월 동안 75억 파운드(약 11조 원) 규모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바클레이스는 3일에 10억 파운드 이상을 지출할 예정이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영국 금융당국의 이번 개입이 글로벌 경쟁에서 영국 은행들의 실적 저하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으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와 불안정한 시장, 경기 침체로 수익에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셧다운과 사람들의 이동제한으로 파산과 대량 실업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은행권은 부실 대출을 떠안게 돼 자금 경색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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