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문 닫는 기업 해외공장…기아차 80%ㆍ삼성전자 25% 가동 중단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사진제공=현대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공장이 연이어 가동을 멈추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업장 일시 폐쇄나 이동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기간도 연장되고 있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해외 공장이 가동을 이미 멈췄거나 멈출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국ㆍ체코ㆍ브라질ㆍ인도ㆍ러시아 공장이, 기아차는 미국ㆍ인도ㆍ슬로바키아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

마지막까지 생산을 이어가던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자동차 수요 감소와 직원의 안전을 위해 6일부터 1주일 동안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아차의 5개 해외 생산기지 중 80%가 문을 닫게 됐다.

가동을 멈추거나 멈출 예정인 공장이 지난해 각 사의 전체 해외 생산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현대차가 74%, 기아차도 77%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설 명절 기간에 브라질을 방문,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생산라인 내 스마트폰과 TV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전자업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37개의 생산거점이 있는데, 현재 25%가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달 23일부터는 인도 노이나주 스마트폰 공장과 첸나이 가전 공장을 주 정부 방침에 따라 셧다운 했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브라질 캄피나스 공장도 지난달 30일부터 멈춰섰고, 스마트폰과 TV를 생산하는 마나우스 공장도 12일까지로 중단 기간을 연장했다.

유럽에서는 폴란드 공장을 6일부터 19일까지 멈춰 세울 예정이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공장은 1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러시아 공장도 생산을 중단했다.

LG전자도 41개 생산거점 중 15%인 6개 공장을 일시 폐쇄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인도 노이다 가전 공장과 푸네 TV 공장이 문을 닫고, 미국에서는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과 디트로이트 주 자동차 부품 공장이 각각 지난달 30일, 20일부터 가동을 멈췄다.

브라질 마나우스와 러시아 루자 소재 공장도 지난달 말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배터리 업계의 공장도 멈춰섰다. 미국 미시간주가 3주간의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면서 LG화학의 배터리 셀 공장, 삼성SDI의 배터리 팩 공장이 지난달 25일부터 가동을 멈췄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앨라배마와 체코에 있는 첨단소재 부문 공장의 가동률을 낮췄다. 두 공장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현대ㆍ기아차에 공급하는데, 완성차 공장이 문을 닫자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이다.

▲포스코 인도의 한 가공센터 (연합뉴스)

철강업계도 해외 생산라인 가동을 속속 멈추고 있다.

포스코는 이탈리아 북동부에 있는 가공센터 포스코-ITPC'의 가동을 지난달 26일부터 멈춘 상태다. 이 공장은 연간 4만 톤에 달하는 스테인리스를 가공하는 곳이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에 있는 가공센터 포스코-MKPC와 필리핀 타나우안에 있는 가공센터 포스코-PMPC도 14일까지 생산을 멈춘다.

인도의 델리, 푸네 가공센터는 주 정부의 긴급 명령으로 멈춰선 뒤 이달 14일까지로 가동 중단 기간이 연장됐다.

현대제철은 9개국에 있는 가공센터 중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과 체코, 슬로바키아 센터는 부분 가동 중이고 러시아와 터키, 브라질, 멕시코, 인도는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