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관심과 소비 증가로 관련 제품 매출 2~3배 성장… 과장 광고에 대한 소비자 주의도 필요
키도 스펙이자 경쟁력이 되어버린 요즘 아이들의 키 성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부모들의 노력이 동반되면서 관련 제품 기업들의 매출도 끌어올리고 있다.
3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은 4조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특히 홍삼, 유산균에 이어 키성장 제품이 새롭게 인기품목으로 떠오르며 건강기능식품 시장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식습관의 서구화로 키 성장은 줄고 비만율은 높은 유아동이 늘어나는 데다 출산율 둔화로 아이 한 명에게 소비가 집중되는데 따른 것이다.
2017년 교육부의 ‘학생 건강검사 표본 통계’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의 몸무게는 늘고 있는 반면 키 성장은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주 1회 햄버거나 피자, 튀김 등 패스트푸드를 섭취하거나 아침식사를 거르는 비율이 증가한 반면 우유나 유제품, 채소 섭취율은 줄어 비만율을 높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부모들의 키성장 영양제에 대한 관심과 소비 증가로 관련 제품 매출이 우상향하고 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키성장 제품 기업으로 꼽히는 셀큐브바이오(K크다), 종근당건강(아이커) 등은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이 100%이상 성장했다.
‘K크다’를 론칭한 셀큐브바이오는 15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재구매율 등에 따른 누적 판매량이 800만포를 돌파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유산균으로 건기식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장악한 종근당건강도 키성장 제품의 파이를 키워가며 144%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종근당건강 전체 매출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는 유산균 ‘락토핏’에 이어 키성장 제품인 ‘아이커’가 회사 매출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아이커는 종근당만의 기술력을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편으로 론칭 직후부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매출 상승 견인상품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12년 전 국내 첫 키성장 제품인 롱키원(롱키원프리미엄)의 아성을 무너뜨린 두드림(아이클타임)은 후발주자들에 쫓기며 매출이 주춤한 상태다.
이밖에 지난해 천호엔케어(아이키쑤욱)에 이어 올해 경남제약이 관련 신제품을 준비하는 등 키성장 제품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기준 100만원대인 높은 가격대와 소비자별 제품효능 확인 부재가 키성장 건기식 소비자들의 제품 이동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회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 및 광고모델 등 마케팅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회사들은 황기추출물, 홍삼 농축액, 비타민 B군 7종 등 키성장 및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성분을 내세우며 제품력을 어필하고 있으며 톱 탤런트 모델을 앞세워 제품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마케팅 경쟁은 과장 광고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자극시키기도 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제품들 중 △일반식품이 어린이 키 성장에 효과가 있다는 광고(445건) △건강기능식품 심의 위반 광고(219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이외의 광고(53건) 등의 사례를 적발했다.
정해운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약효가 있다고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인체에 적용했을 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관련 제품 선택시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인 데이터가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신체활동의 감소가 키 성장보다 비만 촉진으로 이어지고 있어 아이가 물려받은 잠재적인 키까지 잘 크게 하고 싶다면 가공된 음식보다 균형 있는 식사를 제공하고,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