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 "누가 되든 경제만 좀 살려줬으면"…세종 민심 어디로

입력 2020-04-05 16:13수정 2020-04-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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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을' 두 후보 유세 첫 휴일 조치원 선거전…지지층 결집

▲4일 세종시 조치원역 앞 사거리에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병준 후보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해곤 기자)

세종시는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분구가 됐다. 세종갑은 세종 신도시와 남쪽, 세종을은 신도시 가운데 아름동과 종촌동, 고운동을 비롯해 조치원읍과 북쪽 6개 면이 포함됐다.

이른바 '세종의 강북'이라 표현되는 지역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세종을 선거의 과제는 신도심과 구도심의 균형발전이다. 본격적인 선거 유세 첫 주말인 4일 조치원역과 시장 일대에서 만난 유권자들도 경제를 살려달라는 주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부 부처가 몰려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여야 후보들도 경제 발전 방안 내세우는 한편 민심 달래기에 적극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병준 후보는 이날 모두 조치원역과 조치원 시장을 찾았다. 세종을 선거구에서 신도심을 제외하고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날도 조치원 전통시장 장날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하지만 실제 체감 경기는 보이는 것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 상인들의 반응이었다. 시장에서 의류업을 하는 한 시장 상인은 두 후보에 대한 질문에 대뜸 "누가 되든 경제만 살려주면 좋다"라고 답했다. 이 상인은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다"며 "세종시가 생기면서 오히려 조치원에 사람이 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다. 식재료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다행히 조치원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안전지대지만 장사가 안되는 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라고 푸념했다.

▲세종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김병준 후보가 4일 조치원역 앞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이해곤 기자)

세종은 민주당 이해찬 후보가 2번의 재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세종시 태생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구상에서 시작됐고,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여당의 지지가 강한 편이다. 이 여세를 몰아 민주당은 세종 토박이에 세종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강 후보를 내세워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조치원읍에 사는 한 시민은 강 후보가 지역 출신이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약국집 아들 강 후보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한 사람이 정치해야 우리가 필요한 게 뭔지를 잘 알고 대변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 후보도 소통을 전면에 내세웠고, 실제로 지역 소모임과 면담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세종은 개발 중인 도시로 갈등이나 요구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의원이 2명이 되면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읍면 지역에서의 분위기는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세종시가 자리 잡기 전 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에는 '여촌야도' 성향도 강했다. 지금도 통합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적잖이 남아 있다.

조치원 시장에서 귀금속점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두 후보를 보면 무게감이 다르다"며 "김병준 후보가 그릇이 크고, 조치원의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민주당이 기득권을 잡고 있지만 크게 변한 것도 없고, 신도심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정치적인 입지가 더욱 높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지방분권 전문가로 노무현 정부 시절 세종시를 설계했다는 경륜을 내세워 세종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시민들에게 "지금까지 세종시는 행정부처 이전에만 급급했고, 이 때문에 자족도시가 되지 못했다"며 "설계 당시 구상했던 미래도시 세종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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