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없으면 잇몸...의료물자난 해결사로 부상한 3D프린터

입력 2020-04-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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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3D프린터로 만든 안면 보호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의료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자 최첨단 3D프린터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대형 복합기업과 미국 HP를 비롯한 IT 기업, 스페인 아에니움엔지니어링 같은 3D프린터 전문 기업들이 병원·의료 종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사의 기술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3D프린터는 설계도 데이터를 기초로, 재료를 층층이 쌓고 자외선을 쪼여 굳히면 원하는 제품이 완성된다. 다양한 재료로 그 어떤 조형도 만들어낼 수 있고, 병원 근처에 있는 작업장으로 디지털 설계도를 전송하면 물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단, 3D프린터로 만든 제품을 의료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요건이 엄격하고, 기존의 대량 생산에 비해 생산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항공우주 부품을 생산하는 아에니움은 최근 의료용 마스크 필수 부자재인 필터 제조에 나섰다. 초경량 금속 부품을 제조하는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의료용 폴리머 4중 필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HP가 개발 중인 3D프린터로 인쇄한 마스크에 접목하거나 기존 인공호흡기에 사용할 수 있다.

HP는 미국과 스페인의 3D프린터 공장을 활용해 마스크 조절기구와 안면 보호구(face shields) 등 의료용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업체 지멘스는 자동차 제조업체 등 3D프린터 고객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의료기기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자사가 가진 100대 이상의 3D프린터를 미국과 유럽에서 가동시키고 있다.

GE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마스크를 3D프린터로 찍어내고 있다.

업체들은 의료분야여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만큼 매일 회의를 하고, 제품 설계와 시험에 대해 의료 전문가나 정부 당국자와 긴밀하게 협의한다. 이스라엘과 미국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대형 3D프린터 업체 스트라타시스 미주 부문의 스콧 드리카키스 의료 책임자는 “경쟁업체 사이에 이렇게 밀접하게 협력이 이루어지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아에니움은 의료용 고기능 마스크 ‘N95’의 기준을 충족한 필터 제조에서 HP, 3D프린터의 선구자인 독일 EOS와 협력하고 있다. 아에니움은 무료로 필터와 설계도를 제공해 다른 3D프린터 기업도 생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키트 파커 교수는 3D프린터 업체인 데스크탑메탈과 손잡고 3D프린터로 인쇄 가능한 비강 면봉을 개발했다. 면이 아닌 모발 모양의 플라스틱 구조를 채용한 이 면봉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설계도 승인을 받고 생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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