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폭락했던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비상장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거래 집계가 가능한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기준으로 최근 2주 사이에 거래량이 두 배 넘게 증가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K-OTC 전체 시가총액은 11조8457억3367만원으로 집계됐다. K-OTC 시가총액은 대장주 비보존 효과로 올초 14조 원 규모까지 몸집을 키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3일 10조 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최근 1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2주 사이 점진적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대금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날 K-OTC 거래대금은 56억7963만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최저점을 기록한 23일 거래대금은 44억1229만원 규모였다.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24일에는 거래대금이 28억9954억 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당시와 비교하면 최근 거래대금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거래량도 증가했다. 이날 70만주가 거래되면서 같은 기간 거래량은 16% 증가했다.
K-OTC에 상장된 종목은 총 134개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비보존에 압도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비보존의 거래량은 13만2019주, 거래대금은 33억6833만원을 기록했다. 하루 동안 장외시장에서 발생하는 전체 거래 중 절반이 비보존인 셈이다. 비보존 주가는 지난해 말 7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임상실패 이슈로 현재 2만6000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상장주식 시장에서도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는 비보존에 이어 오상헬스케어, 와이디생명과학, 아리바이오,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상자이엘 자회사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와이디생명과학은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기업은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29.95%)이었다.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은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했지만, 자본전액잠식에 따라 코넥스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보존 관련 이슈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올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장외시장도 흐름을 따라갔다”며 “K-OTC 거래대금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기업에 정리매매 이슈가 남은 건 위험 요소로 남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