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ㆍ송파 등 여당 후보 "실거주 1주택자 부담 완화"
이낙연 "빠른 시일 내 해결"…야당 후보 "총선용 말바꾸기"
“은퇴자에 대한 고려가 너무 없다”, “평생 벌어 가까스로 집 하나 깔고 사는데 세금 폭탄을 맞는다”, “집 갖고 사는 게 아니라 집에 세들어 사는 느낌이다.”
11일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와 잠실새내역 사거리에서 만난 송파을 지역 유권자들은 직접 겪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부담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이러한 1가구 1주택자나 실소유자의 종부세 부담이 표출됨에 따라 21대 총선을 겨냥해 여야 간 종부세 부담 경감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는 모양새다. 여당인 민주당에선 서울 강남, 송파 등 지역구 후보들이 종부세 부담 경감을 공약으로 내걸며 당에 이를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최근 당내 종부세 완화 부담에 대한 발언이 속속 새어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의 방향 선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선 “실현 의지가 없는 포퓰리즘 공약일 뿐”이라고 종부세 완화 및 폐지론의 적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여당 내 종부세 부담 완화론에 가장 적극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12일 서울 잠실새내역 사거리에서 송파갑, 을, 병 후보 지원유세에서 종부세 완화와 관련해 “빠른 시일 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강남 3구 민주당 후보들이 중앙당에 건의했고 중앙당에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앞으로 1가구 1주택의 장기 거주자로서 소득이 없는 분을 배려하는 게 옳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이투데이와 만나 “1가구 1주택에 한해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예외규정을 두자는 것”이라며 “참여정부 때도 있었던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과세표준이 현실화하면서 부담이 커지니까 (정부 차원) 검토가 될 것”이라고 했다.
헬리오시티 등 고가에 속하는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송파을 지역구에서도 뜨겁다. 20대 현역 의원으로 ‘14년 이상 실거주 1주택자 종부세 면제’의 대표법안을 발의하기도 한 최재성 후보는 이투데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한 달 반 전인 지난 2월 실무회의에서 언급했듯 종부세 부담 완화론에 대한 축적물이 있다”며 “7부 능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고가주택 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 초과에서 ‘시가 9억 원’ 초과로 변경했다. 반면 통합당은 ‘시가 9억 원’ 초과에서 ‘공시지가 12억 원’ 이상으로 조정해 주택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대폭 경감하겠다는 입장이다.
배현진 후보는 “ 1가구 1주택의 경우 9억에서 12억으로 과세표준 상한 자체를 높여서 세제감면의 혜택을 더 많이 볼 수 있게끔 아예 법제화해 못 박겠다”고 강조해왔다. 배 후보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인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특정 계층에 징벌적으로 과도한 세금을 매기는 건 조세 원리에 안 맞는다”면서 “현 정부 안에선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강남에서도 치열하다. 유경준 강남병 미래통합당 후보는 “종부세와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가 최근 3년 사이 급격하게 올랐다”면서 “그 근거가 되는 공시가격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의로 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퇴 후에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벌이가 없어서 세금을 낼 수 없고 전세주택 공급자인 2, 3주택 보유자는 전세금이나 월세를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