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임직원에 코로나19 이후 사업 성장 준비 당부
“이제 세계는 BC(before coronaㆍ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ㆍ코로나 후)로 나뉠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기업들도 ‘포스트 코로나’에 주목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묘수 찾기에 돌입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은 임직원들에게 코로나19 이후 준비를 당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한 키워드로 ‘초격차’를 내세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최근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초격차 기술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전지 등의 혁신 소재 등 선행 기술을 살펴봤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는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등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자(CEO)들도 ‘미래’와 ‘도전’을 역설하고 있다.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선제적인 5G(5세대)이동통신 기술 개발로 차세대 통신 기술과 5G 시대의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 노트20’과 ‘갤럭시 폴드2’를 준비하고 있으며, 40만~50만 원대 5G 스마트폰 ‘갤럭시A71’도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차기 모델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부회장은 초격차 기술 확대로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QLED TV와 프리미엄 가전으로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LG는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 성장을 준비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구 회장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임직원들의 안전 사항과 글로벌 사업장 가동현황을 매일 확인하고 있다. 또 계열사별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급과 수요상황 등도 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글로벌 판매 감소 및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현황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질 기업 환경에서 대응해야 할 일들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 이후 ‘생산증대’를 대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일시적 사업 차질은 불가피하겠지만 다양한 대응계획을 세워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이후에 조기 경영안정을 이루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협력사 대표들에게도 공문을 보내 “코로나19 사태 정상화 후에 협력사에 추가 손실이 없도록 노사가 교섭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코로나 이후의 준비를 당부했다.
SK그룹은 코로나19를 ‘딥체인지(근원적변화)’를 추진하는 원동력으로 삼는 역발상에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창립 67년 기념행사에서 “코로나19 위기 이후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인 만큼 커다란 흐름과 변화를 읽지 못하면 운 좋게 위기에서 생존했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오래전부터 일에 대한 생각 자체를, 그리고 사업을 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딥 체인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