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해지자 수 전년 대비 216%↑
중소기업 인력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19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내일채움공제 사업은 크게 고용노동부에서 신규채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년 내일채움공제’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서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내일채움공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로 나뉜다.
중기부의 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개인과 기업이 1:2의 비율로 5년간 월 34만 원 이상 납부하는 방식이며, 정부 납입 금액은 없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6개월 이상 일하고 있는 34세 이하 청년근로자를 대상으로 청년, 기업, 정부가 1:1.7:1.5 비율로 납입하는 사업이다. 청년은 월 12만 원, 기업은 20만 원, 정부는 30만 원으로 정부는 3년, 청년과 기업은 5년 동안 납입해 청년이 기업과 정부의 지원을 받아 목돈을 가져간다. 기업 부담이 있는 중기부의 사업과 달리 고용노동부의 청년 내일채움공제는 기업 비용을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해 최종적으로 기업이 내는 비용은 제로(0)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해지자 급증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ㆍ중견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중기부의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해지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 2, 3월 해지자는 각각 932명, 800명, 1165명으로 전년 1~3월 대비 216.3% 증가했다. 내일채움공제 해지자도 올해 1, 2, 3월 각각 422명, 336명, 542명으로 전년 동기 1~3월 대비 8.3% 증가했다.
해지자가 급증한 데 관해 중기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통상 가입 2~3년 차 때 해지를 많이 하곤 하기 때문에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해지자에는 2018년에 가입한 가입자들이 포함된 규모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용노동부의 청년 내일채움공제 중도 해지자는 전년 대비 줄었다. 올해 1~3월 해지자는 8명으로 지난해 동기 20명에서 대폭 줄어든 규모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기부의 공제보다 대상 기업에 관한 조건이 더 많아 상대적으로 더 진입조건이 높다”며 “이 때문에 코로나19의 타격을 바로 입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중기부의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올해 신규 가입자도 줄었다. 신규 가입자는 올해 1, 2, 3월 각각 4309명, 4410명, 3756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3% 줄어든 규모다.
다만, 내일채움공제 신규 가입자는 올해 1, 2, 3월 각각 913명, 1417명, 138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2.1% 늘어났다.
중기부 관계자는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의 경우 지난해 대비 줄어들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 2, 3월 고용노동부의 청년 내일채움공제 가입자는 각각 3537명, 1만2564명, 2만2947명으로 전년 1~3월 대비 18.2% 오히려 늘어났다. 기존에는 취업 후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했으나 올해부터는 6개월 이내로 신청 기간이 늘어나면서 가입자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장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고용노동부 청년내일채움공제 민간 위탁기관 중 하나인 이노비즈협회 본회는 지난 17일 기준 목표 대비 78%를 이미 달성했다.
이노비즈협회 관계자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경우 이미 목표 대비 78%의 성과를 달성했다”면서 “빠르게 자금이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핵심인력들을 확보·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누적가입자 수는 28만9409명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올해 3월 신청자의 경우 지난해 9월 입사자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도 맹점 보완하고 대비책 세워야” =중소ㆍ중견기업 현장에서는 중요 인력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내일채움공제 만기자를 배출한 한국프라켐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된 중소기업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며 “정부 지원이 내일채움공제에도 뻗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말에 일괄적으로 신청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올해 신청 계획에 변함은 없다”며 “다만, 정부 지원금이 안 들어가는 재직자 내일채움공제에도 지원이 확대된다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기부의 내일채움공제 누적가입자는 5만1000명,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8만5000명이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목표는 당초 2021년까지 16만 명 가입이었으나 중기부는 현실적으로 목표치 달성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하면 목표 달성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했을 때 직원들이 공제를 중도 해지해야 하는 맹점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은 “기업 유형이 바뀌는 경우 남은 기산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동시에 기업의 비용 부담이 들어가는 중기부의 공제사업은 코로나19 영향에 대비해 정부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요 인력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며 “기업이 공제를 지속할 의지가 있다면 지원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