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의 다음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CNBC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까지 동남아 지역의 총 확진자 수는 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확진자의 87.9%가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몰려 있다. 확진자는 싱가포르가 65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 6575명, 필리핀 6259명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 수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몇 주간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또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인구 대비 검사 규모가 매우 적은 것을 고려하면 더 많은 확진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던 싱가포르도 지난 2주간 확진자 수가 치솟으면서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로 전락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7000만 명으로 세계 4위에 달한다. 그러나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진행된 검사 수가 4만2000건에 불과하다. 100만 명당 154건 수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는 분석이다.
필리핀은 정부가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확진자의 75%가 무증상 환자인 것으로 드러나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차단에 성공하면서 이달 초까지만 해도 문을 연 학교와 기업들이 많았다. 그러나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59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분간 기숙사에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사이먼 테이 싱가포르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동남아지역에서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가 확산 차단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검사 역량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