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만 해도 외식 시장을 이끌던 패밀리 레스토랑과 한식 뷔페 등이 1인 가구 증가, 주문 배달 증가, 가정간편식(HMR) 성장 등의 시장 트렌드에 밀려 최근 소비자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외출ㆍ외식 자제가 이어지는 데다 업체별로 해외 사업의 부진, 노사 갈등 등의 악재까지 덮치면서 외식업계는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의 문을 닫기로 했다. 2006년 인수 후 14년 만이다. 삼양그룹은 세븐스프링스 목동41타워점 영업을 19일 종료했고, 광화문점 영업은 30일 종료가 예정돼 있다. 한때 20여 개 점에 달했던 세븐스프링스는 남은 2개 점마저 영업을 종료하면서 시장에서 브랜드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수년째 이어진 세븐스프링스의 실적 부진과 외식시장의 침체 등이 브랜드 철수로 이어졌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세븐스프링스를 운영하는 삼양에프엔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0% 급감한 130억 원을 기록했고, 2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 다각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 차원에서 투자 중단, 급여 반납 등 고강도 자구안을 실시중인 CJ푸드빌은 해외 사업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한 이 회사는 현재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에서 영업 중이다. 그러나 해외 법인의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점이 문제다. 중국 광저우 법인과 충칭 법인은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각각 65억 원, 3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CJ푸드빌은 중국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베이징과 상하이, 저장 법인의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베트남 법인(영업손실 12억 원)과 인도네시아 법인(영업손실 27억 원)도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CJ푸드빌은 이달 베트남 법인에 대한 40억 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하기도 했다. 해외 법인 중 미국 법인만 지난해 흑자(9억 원)를 기록했는데, 이마저도 영업이익률은 2.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CJ푸드빌이 해외 법인을 비롯한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J푸드빌은 지난해에도 적자폭을 축소하기 위해 알짜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 지분 45%를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약 20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투썸플레이스 잔여 지분 추가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회사 측은 "현재로선 (개편) 계획이 없다"면서 "해외 법인의 장기적인 수익성 강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로 매각된 이후 노조가 출범했고, 고용 등을 둘러싼 사측과의 갈등이 암초로 등장했다. 노조는 21일 사모펀드 경영진을 부동노동행위로 고소하며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노조는 "사측이 특정 조합원에 대한 불법 사찰을 실시하고, 부당한 인사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불법 사찰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노사가 진행 중인 단체교섭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태유 세종대 교수는 "불황기일수록 고객은 가성비를 추구하거나 자신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외식업계도 이같은 트렌드를 감안한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