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 VIK 불법자금 종자돈으로 상장…‘신라젠’ 닮은꼴

아스타가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이하 VIK)로부터 투자받은 100억 원이 불법으로 모집된 투자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타는 해당 투자 덕분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조응준 대표 일가는 결과적으로 100억 원이 넘는 평가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본지 취재 결과 VIK는 2015년 8월 아스타에 투자하겠다며 2415명으로부터 140억원을 모집했다. 그러나 이 중 아스타로 입금된 돈은 없었다. 124억 원은 아스타가 아닌 다른 VIK투자처로 입금됐고, 16억 원은 수수료 명목으로 소진됐다.

모집한 투자금이 원래 목적에는 단 한 푼도 사용되지 않고, 이전 투자처 돌려막기에 쓰였다. VIK는 125억 원을 모집해 아스타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고 공시했지만, 당시 VIK는 투자 대상 입금계좌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당시 해당 업체와 구체적인 투자협정 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일단 투자금만 모집한 것으로 보인다.

VIK는 투자자 3만여 명에게 7000억 원을 불법 모집해 사기행각을 벌인 업체다. 당시 대표는 자본법 위반ㆍ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12년이 확정된 이철 씨다. VIK가 투자한 비상장사 중 상장에 성공한 곳은 현재까지 신라젠과 아스타뿐이다.

이후 VIK는 새롭게 자금을 마련해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아스타에 100억 원을 투자하고, 아스타 주식 135만9915주(지분율 14.46%)를 넘겨받았다고 공시했다. 새롭게 마련한 자금은 다른 투자처에 투자하겠다며 모집한 자금으로 추정된다.

다만 아스타는 주식발행으로 유입된 현금이 68억 원이라고 표기했다. 아스타는 VIK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받자마자 소진했다. 이 회사는 판관비에 2015년과 2016년에 판관비로 각각 20억 원, 47억 원을 지출했다.

판관비 급증은 3억 원 수준이던 급여가 14억 원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경상 개발비도 8억 원에서 1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순손실만 71억 원에 달한다. 초기 투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아스타 관계자는 “현재 인력 교체로 정확한 회계처리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추정컨대 유상증자 방식으로 들어오지 않고, CB나 전환우선주, 혹은 구주 매출 등의 방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스타는 상장과정과 상장 후 유상증자를 통해 지속해서 투자금을 모집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VIK도 100억 원을 투자한 후 2018년부터 장내매도를 통해 약 90억 원을 회수했다. 일반 투자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스타는 공모가 8000원으로 시작해, 상장 후 2만70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해 현재 4000원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 수혜를 본 것은 조응준 아스타 대표 일가다. 조 대표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납입했다. VIK의 투자가 있기 전 자본금이 28억 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아스타 지분은 44.70%로, 주가가 고점을 기록했던 2018년 기준으로 1300억 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린 최근 기준으로는 200억 원 규모다.

이와 별개로 조 대표는 2018년 8월 유상증자를 통해 아스타에 45억 원을 출자했고. 상장 이후 보유지분을 장내매도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현재 조 회장은 보유한 지분(26.42%)의 대부분(20.9%)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태다. 담보설정 금액은 88억 원이다. 특이한 점은 회사와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아퀴다스의 채무를 보증했다는 점이다.

아스타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주식담보 대출은 개인적인 내용으로, 회사에서는 파악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