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저유가 시대…업종별 희비

입력 2020-04-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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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 등 기록적인 저유가 국면이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1%(2.21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폭을 30% 이상 키우면서 배럴당 1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틀 연속으로 과도하게 떨어진 탓에 기술적 반등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본격화한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이번 주 들어 한층 극심해졌다. 6월물 WTI는 지난 20일 4.09달러, 21일에는 8.86달러 각각 폭락하면서 이틀 새 24달러 선에서 11달러 선으로 주저앉았고,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특히 5월물 WTI는 계약만기(21일)를 하루 앞둔 20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배럴당 -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유가 약세에 국내 기업들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석유화학이다. 나프타분해설비(NCC) 중심의 석유화학업체는 유가 하락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대한유화는 지난 20일 9.35% 급등한데 이어 23일까지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상승률만 27.10%에 달한다. 롯데케미칼 역시 같은 기간 11.08% 올랐고 SKC도 3.78%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 급락으로 나프타 분해 센터(NCC)의 원가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NCC를 보유하거나 증설 중인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인트 생산의 원가 절감이 기대되는 도료 업체 역시 유가 하락의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최근 유가 하락과 함께 조광페인트(9.3%), KCC(9.02%), 노루페인트(6.64%)도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앞서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유가 하락 혜택을 보는 한국전력도 최근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이 기간에만 14.56%가 올랐다.

반면 정유주는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과 유가쇼크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놓인 정유업계 지원에 나서며 주가가 하락하지는 않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높은 가격에 구매한 원유 재고의 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유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지표인 정제마진(석유제품 판매 수익중 정제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 중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5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정부는 1조3000억 원 규모의 세금 납부 기한을 유예하고 석유 비축시설 대여료를 인하하는 등 추가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양광 관련주도 약세다. 태양광 사업 비중이 큰 한화솔루션이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고 OCI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6월물 만기일이 임박할 때도 지난 21일처럼 마이너스 유가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관련 업종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경제활동이 코로나 발생 이전 수주으로 회복되야 원유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수요 반등이 가시화 되도 원유재고가 역사적으로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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