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400만 송이 소비 촉진…소상공인 위한 수수료·임대료 인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개학과 입학 연기, 각종 행사 취소 등으로 농산물 판로는 막혔다. 농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는 이같은 농촌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한편 어려운 농가와 소상공인에게는 무이자자금을 지원하고 나섰다. 전국 농협은 성금을 모았고, 피해 기업·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화훼 400만 송이 소비 촉진…1000억 원 무이자자금 지원
화훼 농가는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큰 분야 중 하나다. 졸업과 입학을 비롯해 봄 시즌 화훼 판매는 한 해 농사의 가장 큰 부분인데, 코로나19로 재배한 꽃들을 그냥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농협은 화훼 소비촉진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 이달 20일까지 403만2000송이의 꽃을 소비했다. 당초 목표했던 200만 송이의 2배에 달한다. 농협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월 초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농가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농협몰과 하나로마트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직접 출근하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장미와 화분을 나눠주며 소비를 독려에 앞장섰다. 이후 농협은 임직원 대상 꽃 나눔 행사를 농축협을 비롯해 범농협 계열사로 확대했고, 범농협에서는 고객사은품으로도 꽃을 활용했다. 동시에 사무실 내 최소 1개의 꽃병을 비치하는 '1사무실 1꽃병' 캠페인도 실시하는 등 전국적으로 소비촉진 분위기를 조성했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화훼류 소비에도 앞장섰다. 농협경제지주는 2월 중순부터 수도권 하나로마트 6곳(양재·창동·고양·성남·수원·삼송)에서 화훼류 특별판매를 실시한 뒤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농협몰에서는 화훼코너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같은 캠페인에 힘입어 2달여 만에 400만 송이가 넘는 꽃을 소비했다. 이를 위해 금융지주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영업점에 10억 원의 꽃 소비 예산을 투입했다.
전국 46개 농협에서는 출하선급금이나 마케팅 비용이 부족한 화훼농가에 경영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무이자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가 농업·농촌·농업인과 농협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해야 한다"며 "화훼농가를 포함한 피해농업인과 영농철 일손부족 농업인 등 취약농가 지원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부담 지원…수수료 면제·이자 유예·임대료 할인
농협은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개인을 위한 금융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하는 한편 임대료 할인에도 적극 나섰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이달 말까지 모든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전자금융수수료를 면제했다. 타행이체 수수료와 텔레뱅킹 상담원이체 수수료 8억7000만 원, 자동화기기 수수료 5억3000만 원 등 총 14억 원을 지원했다.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기존의 이자납입유예, 기한 연기와 더불어 대출 조건 문턱도 낮췄다. 이달 6일까지 농협은행은 총 3만1429건에서 2조2622억 원, 농축협에서도 663건 4986억 원의 혜택을 기업에 지원했다.
'착한 임대료' 운동에도 적극 동참했다. 농협중앙회는 경북지역본부에서 3월까지 임대료 100%를 인하했고, 농협네트웍스도 30%를 낮췄다. 농협경제지주는 전 계열사가 동참, 대구·경북지역은 50%, 나머지는 임대료를 30% 낮췄다. 매출액에 임대료를 연동하는 계약은 3개월 동안 납부를 유예했다.
농협금융지주도 농협은행은 대구·경북에서 100%, 나머지 지역에서 30% 임대료를 인하했다. 농협생명과 NH투자증권도 임대료를 50% 낮췄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착한 임대료 운동'으로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농협은 앞으로도 소상공인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협은 취약계층 농가를 위한 '농업인 행복콜센터'를 운영해 코로나19 예방을 비롯해 보이스피싱 등 피해 예방에도 나섰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달 6일까지 전국에서 3만5626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한편 농협 임직원은 취약계층과 피해자 구호사업을 위한 성금 21억8000만 원을 모금해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