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달 19일 신저가를 기록한 이후 한달여 만에 54.02% 상승했다. 이달 들어 상승률만 23.63%에 달한다.
이같은 오름세는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후 9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며 전날까지 825억 원을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거래량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월만 해도 한전은 하루에 62만~170만 주가 거래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200만~650만 주가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4거래일 연속 400만 주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1조2765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며 2008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리포트 3곳 이상의 실적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 한전은 올해 1분기 454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국제 유가가 한전의 실적개선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발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면서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전은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따라 원전과 석탄 가동을 줄이고, 유류나 액화천연가스(LNG)로 발전 의존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원전은 국내 수급이 가능하지만 LNG와 유류는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LNG와 유류 가격은 유가 폭락에 발전단가가 내려간 추세다. 실제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구매 단가인 SMP(전력도매가격)는 올해 1~2월 kWh당 83.27원으로 전년 동기(108.80원) 대비 23.5% 감소했다.
에너지원별 발전단가 역시 LNG가 118.35원으로 전년 동기(146.18원) 대비 19.0% 줄었고 유류는 223.29원로 3% 내려갔다. 특히 유류가격은 폭락에 가깝게 줄어들고 있다. 연초 50달러 선을 기록하던 유가는 10달러 선까지 폭락해 발전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동안 오르던 국제 유가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6%(4.16달러)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급락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분이 7~8월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락으로 이어져 전력 도매가격(SMP)과 연료비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한국전력은 3년 만에 대규모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비용 부담 축소로 재평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