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이용우 민주당 당선자 “자유와 책임 동반한 시스템 필요…답은 시장이 안다”

입력 2020-05-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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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 충격에 정부 역할은 고용 유지가 핵심”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정 당선자는 4일 이투데이와 만나 "생존을 담보로 답을 내놓는 기업들이 정부보다 문제해결 능력에서 앞설 수밖에 없다"며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면 혁신 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기업들이 책임지는 시스템이 혁신 성장을 이끌 수 있다. 정부보다 시장이 문제를 빠르게 포착하고 해결력에서도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이투데이와 만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고양시정)는 의정 활동을 시작하면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이 금지하는 것만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방식이다. 법에 정해진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용우 당선자는 규제는 완화하면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면 기업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한 세트’”라며 “기업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면서도 그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면 규제 완화로 인한 부작용도 스스로 자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 공무원들이 아무리 애써도 ‘생존’을 놓고 몸소 부딪히며 경쟁하는 기업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새 먹거리를 위한 혁신도, 징벌을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 강화도 기업들이 생존을 담보로 내놓는 해답들이 정부의 ‘가이드라인’보다 나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의 판단은 실제 경영 일선에서 체득한 경험들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 초까지도 규제가 유독 심한 금융산업에 몸담고 있었다.

도전이 체질인 그는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상무 시절 증권사 중심의 금융지주 설립을 진두지휘했다. 오로지 은행이 금융지주를 만들 수 있다는 ‘관행’을 깬 것이다.

이 당선자는 “당시 금융당국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증권 중심 금융지주 설립 허용을 주저했다”며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2011년에는 보험 중심인 메리츠금융지주도 설립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1대 총선 출마 전까지 카카오뱅크의 공동대표로 있으면서 1000만 가입자 돌파라는 성공 신화를 썼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잘못되면 우리가 책임진다”는 각오가 따른 결정이었다.

이 당선자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이라는 큰 문제를 큰 문제로만 보면 해결할 수 없다”며 “작은 부분부터 규제 재정비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면서 큰 흐름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자 관점이 아닌 국민의 관점에서 정책을 고민하고 입법활동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지역구에 노후화된 주민센터, 공공어린이집, 경로당 등 주민복지시설을 하나로 통합해 새로 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모두 주관 부처가 달라 통합 신축이 어려운데 이는 공급자 관점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국민의 편의성 입장에서 각 부처와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소득주도 성장 방향 맞지만 디테일 약했다”

이 당선자의 또 다른 과제는 ‘경제통’으로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의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의지는 현 정부가 주창해온 혁신성장, 공정경제와도 맞닿아 있다. 나머지 한 축인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는 방향은 맞지만 섬세함에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소위 ‘신자유주의’나 ‘낙수효과’에 의한 경제 성장 패러다임이 한계에 부딪혀 발생한 것이 2008년 금융위기”라며 “이후 경제학계도 기존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성장을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최근 경제학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는 분야가 소득 불평등이 됐다”고 짚었다.

이어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패러다임은 정지됐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 됐다”며 “우리 정부는 임금 인상에 초점을 둔 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우리 경제구조는 자영업자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함께 고려한 디테일한 접근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차등의결권 도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벤처기업가들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대규모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도록 특정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뜻한다. 그동안 벤처업계는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숙원사업으로 건의해 왔고, 여당은 지난 1월 총선 2호 공약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1주에 의결권을 더 많이 준다는 것은 다른 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모든 주주의 동의라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특정인에 대한 경영 능력과 비전을 높이 사는 특혜이기 때문에 차등의결권 주식을 상속하거나 증여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충격에 고용 유지가 핵심”

이 당선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산소(총수요)가 갑작스럽게 줄어든 공간(경제)으로 비유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외부 충격으로 산소가 줄어들었다면 서둘러야 할 것은 공기를 새로 주입하는 작업”이라며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든 가구에 제공하는 방향이 맞았다”며 “긴급한 상황이므로 누굴 줄지 선별하고 자격 대상 여부에 대한 민원을 받으면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지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당선자는 “세계 주요국들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총동원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그 성과는 올해 연말쯤 나타날 수 있다”며 “이때 늘어난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고용을 유지한 국가는 경제 위기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지원 조건으로 고용 유지를 요구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조성하는 배경에도 이런 인식이 있다”며 “고용 유지는 봉급 생활자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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