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유상증자를 비롯한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제주항공에 대해서도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분기 6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22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7% 감소했다. 2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인수 부담도 있다.
이에 재무상태의 악화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제주항공의 현금성자산은 2242억 원이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제주항공의 현금 수준은 500~7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상반기가 지나면 현금소진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류 연구원은 “비용 절감과 함께 리스료 등의 지급 이연 등으로 현금 소진 속도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추가 자금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 말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최소 월 300억~400억 원의 고정비성 현금유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지만 대부분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이다. 제주항공은 정부로부터 약 700억 원의 지원을 받은 상태이며 국책은행으로부터 1700억 원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을 받기로 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제주항공은 2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부족한 현금을 모두 차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올해 말 부채비율이 1000% 수준까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지원을 감안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의 인수 및 추가자본 투입을 고려하면 제주항공이 2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자구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항공의 자구책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타 항공사들은 이미 자구책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유휴자산 및 사업부 매각, 대규모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은 발행주식 총수를 늘려 자본확충 준비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은 다음 달 15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내용에 대한 정관 일부 개정안을 상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