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날 화상으로 연 실적 발표회에서 내년 3월 끝나는 2020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5000억 엔(약 5조7000억 원)으로 2019년도 대비 무려 8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이 1조 엔을 밑돈 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이후 처음이다. 도요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이유로 세계 자동차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세계 판매도 700만 대로 작년보다 195만 대나 낮춰 잡았다. 매출도 20% 감소한 24조 엔으로 예상했다.
이는 창사 이후 최악이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도요타는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8회계연도 영업이익이 1년 새 2조7000억 엔 날아가 4000억 엔의 영업적자를 냈다.
도요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5월 일본 국내 생산이 당초 계획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올해 실적 전망과 함께 발표한 2019회계연도 매출은 1년 전보다 1% 감소한 29조9299억 엔, 순이익은 10% 증가한 2조761억 엔이었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실적이 비교적 양호해 도요타는 올 2월에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2019회계연도 4분기(2020년 1~3월)만 보더라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27%나 줄었다.
도요타는 코로나19에 따른 판매 감소와 감산의 영향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여파로 4월 중순에는 20개국에서 총 27개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중국에서는 5월 생산 대수가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생산 계획도 축소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공장에서 4~10월까지 생산을 80만 대로 잡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 줄인 것이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충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크다”면서 “일본 국내 생산 300만 대 체제를 사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때일수록 기술이나 기능을 지킨 기업이 많았다”며 “그걸 응원하는 풍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