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스·SSG닷컴 등이 실적 추락 방어...신선식품·온라인 강화 효과 ‘톡톡’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이마트가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매장 방문으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가 1분기 동안 총 30여 회에 가까이 휴점했음에도 예상 밖의 성과다. 감염증 장기화에 따라 대량 소비가 늘며 창고형 할인매장이 선방했고, 온라인에서 신선식품 구매가 늘면서 SSG닷컴의 활약도 돋보였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21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올랐다. 이는 2011년 신세계그룹에서 분할 이후 분기별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484억 원으로 34.9% 내렸다.
사업부별로 할인점은 총매출액 2조7807억 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54억 원으로 20.0% 감소했다. 1~2월 기존점은 0.2% 매출이 늘었지만, 코로나19 타격으로 3월엔 -7.8%로 내렸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6711억 원으로 21.8% 증가한 총매출을 거뒀고, 영업익 역시 175억 원으로 22.4% 뛰었다.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은 총매출 2871억 원으로 9.7% 올랐지만, 182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노브랜드는 25억 원으로 분기 첫 흑자를 달성했다.
연결 자회사 실적으로는 SSG닷컴의 매출이 3069억 원으로 73.9% 뛰었지만, 인력 충원 및 캐파 증설 등에 따른 고정비가 늘며 영업손실 197억 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편의점 이마트24는 3542억 원의 매출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5.5% 성장했지만, 80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이어갔다.
스타필드 사업을 하는 프라퍼티는 매출 512억 원을 거둬 9.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억 원으로 22.2% 떨어졌다.
하늘길이 끊기며 조선호텔의 매출은 338억 원으로 25.4% 추락했고, 148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폭을 확대했다. 외식사업 부진과 단체급식 매출이 급감하며 신세계푸드 매출은 30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고, 영업손실 4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스타벅스는 4545억 원의 매출로 지난해 1분기(4297억 원)보다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3억 원으로 24.2% 내렸다.
해외사업은 좋다. 미국 사업과 베트남 사업 매출은 3363억 원과 217억 원으로 각각 161.5%, 17.9% 증가했고, 영업손실 35억 원과 1억 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코로나19 타격에 백화점들이 연달아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마트는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계사인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 실적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줄어든 1조1969억 원의 매출과 97.0% 추락한 3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 4496억과 영업이익 149억 원으로 각각 13.7%, 80.2% 급락하며 크게 부진했다. 아직 1분기 성적표가 나오지 않은 롯데쇼핑 역시 좋은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량 저장 목적 소비가 이어진 점이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출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소비해야 할 식품, 특히 신선식품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의 매출 가운데 식품 비중은 60~70%에 달한다.
온라인 사업인 SSG닷컴의 눈부신 활약도 힘을 보탰다. SSG닷컴의 매출 비중은 온라인 시장 전체의 2% 내외에 불과하지만 온라인 신선식품 내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3%에 육박하는 온라인 신선식품 강자다. 온라인 식품 주문이 늘며 SSG닷컴의 1분기 매출이 73.9% 늘었다. 이는 올초 이마트가 제시했던 SSG닷컴의 성장률 25%와 비교할 때 고무적인 성과다.
실제 SSG닷컴은 전국 P.P(Picking & Packing)센터의 ‘쓱배송’ 처리물량을 지역별로 최대 20%까지 늘렸고, 물류창고 네오(NE.O)에서 출발하는 서울, 경기권 대상 새벽배송도 기존 대비 50% 확대했지만, 배송·물류가 수요를 따라잡지 일찌감치 주문이 마감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마트는 늘어난 온라인 수요에 대응해 현재 경기권에 새로운 물류센터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등 수익 중심 사업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갈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