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금융위기 극복 당시와 유사…어떤 측면서는 더 나빠질 수도”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포스트 코로나19의 미국 경제는 과거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모습과 많이 닮았으면서도, 어떤 측면에서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 속도는 초기 반등 이후에 실망할 정도로 미약할 전망이다. 적어도 한동안은 인플레이션이 위험할 정도로 낮으며, 실업률은 개탄스러울 정도로 높을지도 모른다. 정부 부채는 훨씬 더 커지고, 금리는 낮게 유지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는 “우리 경제는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상처 입을 것이며, 회복은 더딜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버전의 뉴노멀은 소비자와 기업이 조심스럽게 위기를 벗어나, 다음 위기에 대한 완충재를 준비함으로써 수요가 줄고 생산성이 낮은 ‘만일에 대비하는 경제’가 될 전망이다. 건강과 재정을 걱정하는 가계는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인다. 기업은 비용 절감보다 회복력 향상을 우선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생산을 미국으로 돌려보내면서 효율성이 저하되고 세계화는 후퇴한다. 당국자들은 의료기기 및 기타 필수품으로 판단한 제품에 대해 자국 내 생산을 중시하면서, 경제에 대한 정부 관여 정도는 커질 것이다. 투자 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모두가 더 불안해하고, 좀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과 부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미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차츰 살아나는 주식시장에서 혜택을 보는 반면, 저임금 서비스 부문 노동자들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연방하원의원은 지난 7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기존의 불평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표현했다.
경기 회복의 속도가 더디고 시간이 더 소요될수록 위험은 가중될 것이다. 더 많은 회사가 영구적으로 규모를 축소하거나 문을 닫고, 더 많은 미국인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해 경제의 활력을 앗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