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빚내서 투자할 수 없다. 신규 투자자는 기본예탁금이 1000만 원 설정되고 사전 교육도 받아야 한다. 또 ETN의 액면병합을 허용해 저가주 전락으로 인한 투기수요도 막는다.
17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ETFㆍETN 시장 건전화 방안’에 따르면 해당 상품들에 대한 과도한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투자 진입장벽이 높아진다.
금융위는 유가 급락 이후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원유 관련 상품 거래가 대폭 증가해 투자손실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ETN의 구조, 가격 결정체계 등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실제 ETN 활동계좌 수는 지난 1월 2만8000계좌에서 4월 23만8000계좌로 폭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품의 투자위험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어도 계좌 개설만으로 ETN 거래가 가능하고, 원유 ETN 가격 급락으로 투기적 저가주 투자가 늘어난 데에 주요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위는 오는 9월부터 투자 진입 문턱은 높이고 상품 교육을 의무화했다.
먼저 레버리지 ETFㆍETN을 일반 주식시장에서 분리해 별도 시장을 관리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ETFㆍETN에 내재된 파생상품의 위험도에 따라 상품을 분류해 상장심사, 투자자 진입규제 등 차별화된 투자자 보호 장치를 하반기 중 도입하기로 했다.
전문투자자를 제외한 개인 일반투자자에 대해 기본예탁금 1000만 원이 설정된다. 증권계좌에 1000만 원 이상 넣어야 레버리지 ETFㆍETN을 매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만 기존 투자자 대상으로는 일정 유예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충분한 투자 경험이 있으면 예탁금을 완화ㆍ면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동시에 빚낸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증권사에서 돈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를 할 수 없고, 위탁증거금도 100% 내야 한다.
또 해당 상품에 투자하려는 개인 일반투자자는 금융투자협회의 온라인 교육을 1회, 1시간 내외로 받아야 한다. 기존 투자자 중 투자 경험이 충분한 경우는 교육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ETN의 액면병합도 허용된다. 1만 원 이상이던 원유 레버리지 ETN이 최근 1000원 미만인 저가주로 전락하면서 투기 수요를 부채질하자, 병합을 통해 가격을 올려 극심한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래정지 기간을 최소화하면서 ETN을 분할ㆍ병합할 수 있는 업무처리 체계와 전산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