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원장, 'SV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주제로 기조연설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Small change can make a Big difference.)”
경제적 가치(EV) 치중됐던 기업의 중심이 사회적 가치(SV)로 옮겨가고 있고, 그 균형을 잡는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가 SV로의 이동 시간을 단축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원장은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함께하는 기업 CSR 국제 콘퍼런스’에서 ‘사회적 가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예전에는 경제적 가치가 주(主)고 사회적 가치는 종(從)적인 자극에 불과했다”면서 “조만간 사회적 가치가 충족되지 않으면 경제적 가치가 있어도 기업이 오래가지 못하는 쪽으로 포커스가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가 중심인 시기부터 그 개념이 등장했으나 최근 들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759년 아담 스미스의 경제철학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인간의 연민과 공감을 말하며 출발한 사회적 가치는 대공황 이후 뉴딜 정책,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대변되는 베버리지 리포트 등을 거쳐 민간과 정부 차원의 노력을 통해 그 개념을 정립하고 중요도를 높여갔다.
사회적 가치는 올 초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서 방향성이 더욱 확고해졌다. 50주년을 맞은 다보스 포럼이 ‘결속력있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s for a Cohesive and sustainable world)’를 주제로 ‘제2의 메니페스토’를 선언한 것이다.
나 원장은 “다보스 포럼이 1973년도 선언한 메니페스토를 47년만에 갱신했다”며 “기업은 경제적인 단체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를) 구호가 아닌 모든 기업이 따라야 하는 행동으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업들은 단순히 구호로 외치던 사회적 가치를 제품을 통해 창출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글로벌 비영리재단 팔리와 함께 버려진 패트(PET)병으로 신발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 담은 런닝화’를 팔았으며, 맥주 회사 사브밀러는 아프리카 모잠비크 현지 농가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 토착 식물인 ‘카사바’로 만든 맥주를 만들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했다.
특히 나 원장은 코로나19의 위기로 사회적 가치가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원장은 영국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코로나19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3S(Sinking·Swimming·Surfing) 유형을 소개하며 이 중 서핑(Surging)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사회적 가치를 기회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인간의 판단, 투자 활동 등은 많이 바뀔 것”이라며 “이 중심엔 당연히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요한 변화 속 서핑의 주제는 사회적 가치이며 그 핵심은 사회적 가치의 관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 원장은 사회적 가치의 세계 확장에 따라 중요해지는 것이 ‘측정(Mesurement)’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V 창출은 하나의 회피할 수 없는 큰 흐름”이라며 “그 흐름을 이끌어가는 건 측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측정에 기반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멀지 않은 시기에 큰 차이를 이룰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