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펀더멘털에 한미 금리차+통화스왑+재정거래..단기물부터 정상화 금융위기후 데자뷰
금융시장에서 달러유동성에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외화자금사정을 가늠할 수 있는 외환스왑(FX스왑)이 단기물부터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평상시와 달리 단기물부터 정상화하는 모습은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대응상황에서 나타난 현상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외환스왑딜러들은 최근 정상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재역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만큼 역전폭이 깊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FX스왑이 플러스라는 것은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화보다는 원화를 찾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너스면 그 반대 의미다.
FX스왑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했던 3월23일 -4원50전을 기록(1개월물 기준)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26일 -7원50전 이후 11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었다.
CRS시장에서도 1개월물은 전일대비 12bp 급등한 0.110%를 기록해 3월11일 0.21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RS시장에서도 1년물부터 7년물까지 최근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이는 우선 코로나19 사태가 한숨을 돌리면서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봤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가 넘어 세계 8위 수준을 기록중이며, 2014년부터 해외에 갚을 빚보다는 받을 채권이 많은 순채권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등 비교적 건전한 펀더멘털을 갖고 있다.
또, 한국(0.75%)과 미국(0.0~0.25%)간 기준금리차도 최대 75bp로 높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FX스왑이 플러스여야 한다. 여기에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자금을 활용해 시중에 푼 돈도 198억7200만달러에 달한다. 내외금리차에서 스왑레이트를 뺀 차익거래유인도 15일 기준 0.61%포인트(3개월물 기준)로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는 순간 얻을 수 있는 무위험수익규모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3월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함에 따라 이론가로 놓고 보면 FX스왑이 플러스가 돼야 맞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오버했던 FX스왑 시장이 정상화하며 달러 유동성 사정도 좋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외 순채권국이고 외환보유고가 많다는 점 등 양호한 펀더멘털과 함께 한미간 기준금리차, 한미 통화스왑 자금 방출, 재정거래 유인들로 인해 달러 자금사정은 안정화되고 있다”면서도 3월 중순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현 수준에서는 다시 밀릴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한 스왑딜러도 “통상 FX스왑이 정상화할 경우 장기물부터 정상화하는데 지금은 단기물부터 정상화되고 있다. 리먼 사태 이후인 2008년 12월에도 그런 바 있다”며 “시중은행쪽에서 한은으로 받는 통화스왑자금을 단기물로 계속 셀앤바이로 돌리고 있는 반면, 3~5년물로 부채스왑이 대기중인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식시장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경우 FX스왑 장기물부터 하락해 단기물도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겠다. 다만 단기물 마이너스 수준은 깊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