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움직임과도 두 달 연속 디커플링…한미 통화스왑자금도 간접영향..상반기 계속 늘듯
거주자외화예금이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계감에 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쌓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해외 증권발행이 원활치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미 통화스왑자금이 일부 기업들로 흘러간 것도 간접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올 상반기까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직전월에는 67억8000만 달러나 늘어 2018년 11월(69억4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었다. 이는 해외 주가가 급락하면서 파생거래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던 증권사를 중심으로 증거금 요구(마진콜)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26억3000만 달러 확대된 619억8000만 달러로 역시 작년 12월(619억9000만 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인도 2억6000만 달러 늘어난 162억 달러를 보였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예금은 35억4000만 달러 증가한 680억 달러로, 이 역시 작년 12월(687억8000만 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엔화(40억 달러)와 유로화(34억6000만 달러), 위안화(12억 달러)는 각각 1억9000만 달러씩 줄었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도 8000만 달러 감소한 15억2000만 달러를 보였다.
김자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좋은 자산을 쌓고 있다. 달러화예금뿐만 아니라 원화예금도 늘어나는 것으로 안다”며 “한미 통화스왑자금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본다. 은행으로 나간 자금이 다시 일부 기업들로 갔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반기까지는 증가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환율과의 동조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월 말 원·달러 환율은 전월 말(1217.4원) 대비 0.8원(0.1%) 상승한 1218.2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2월(1236.7원)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46억3000만 달러 증가한 689억2000만 달러로 2018년 1월(696억 달러)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외은지점은 17억4000만 달러 줄어든 92억6000만 달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