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는 지난해 겹경사를 맞았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에서 9년 연속 업계 1위를 기록한 동시에 한국지사인 CBRE코리아도 지난해 국내 시장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CBRE코리아 성사시킨 국내 매입·매각 딜 규모만 3조3000억 원에 달한다. 사실상 딜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캐피탈마켓부 수장인 최성현 전무가 있다. 최 전무는 지난해 △롯데마트 4개 점포(용인수지, 서울 도봉, 부산 사상, 전북 익산) △남산센트럴타워 △부영을지빌딩 및 금년 △CJ제일제당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SEI타워/글라스타워 △남산스퀘어 등 수천억 원 단위의 딜을 총 11건을 진두지휘했다. 액수로만 따지면 총 3조3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거래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간 셈이다. 그는 “단순히 건물을 소개해주고 중개만 해준다면 경쟁사와 차별점이 없어지게 된다”면서 “그들의 입장에서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딜 성공률 100%이라는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성사시킨 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로 CJ제일제당 가양동 부지 매각 주관을 꼽았다. CBRE코리아는 올해 1월 3만3000평에 달하는 CJ제일제당 가양동 부지 매각을 성사시켰다. 딜 거래 규모만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해당 부지는 인창개발-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그는 “한 건의 매각 자문이 향후 또 다른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선순환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매수인이 설득 과정에서 좋게 봐주셔서 거래 이후에도 우리 회사 쪽에 다른 사업에 대해 문의해서 다른 팀을 연결해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한 팀이 잘하면 그것이 추가 사업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고 결국 콜라보레이션(협업)이 가능해지는 구조가 된다”고 덧붙였다.
최 전무는 자산운용사에서 14년 넘게 부동산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다. 대학에서 건축학과를 전공한 후 시행사에서 근무한 이력도 부동산 ‘업(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매도자, 매수자는 물론 부동산 펀드에 투자한 기관투자자까지 그들이 어떤 단계에 어떤 고민을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펀드매니저일때는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자문 역할을 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정보 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최 전무는 올해 하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 여파에 실사작업을 못하게 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면서도 “국내 시장도 코로나 여파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까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집중했던 기관투자자들도 코로나 여파에 해외 투자가 여의치 않게 되자 서서히 국내 우량 부동산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에 나설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는 “(해외)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세일즈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출장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을 대비해 CBRE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들에게 투자 기회를 설명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