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익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ELS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큰 손실을 본 상태에서, 당국이 추가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잔액은 51조5917억 원이다. 지난해 말 56조 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7조8867억 원), 한국투자증권(6조4270억 원), KB증권(6조3569억 원)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체 헤지와 높은 수수료 수익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ELS(주가연계증권)가 예상치 못한 악재로 휘청이면서 증권가도 혼란에 빠졌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 지수가 폭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유동성 리스크까지 불거지는 등 건전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증권사의 실적 급감 대부분은 상품운용수익 감소에 기인하는데 ELS 관련 수익이 대부분 반영돼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며 “글로벌 지수가 3월 30%포인트 이상 하락해 자체 헤지비용이 상당했고 마진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상품은 주로 S&P500, 닛케이225, 유로스톡스 등 각 국가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특정 기간 동안 보합권에만 머물러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다. 그러나 올해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이를 헤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ELS가 돌발 변수로 고꾸라지면서 증권가는 당황한 모습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규제 검토에 나서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증권사의 ELS 발행액 한도를 정하는 총량제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들의 경우 해당 상품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칫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제시 수익률이 높은 ELS가 많이 출시됐고 판매도 증가하고 있어 긍정적인 상태였다”면서 “하지만 시장이 다시 급락하거나 규제 확대로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