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314억 달러, 10년간 평균치의 2.2배 달해…중앙은행 자금 융통 지원책에 회사채 발행 활발
글로벌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이 4월에 6314억 달러(약 777조 원)로, 해당 통계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4월 발행액은 지난 10년간 월 평균의 2.2배에 달했다. 또 글로벌 주요 기업의 최근 1년간 회사채 증가분의 20% 이상에 해당한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기업 재무 데이터 전문 리서치 업체 퀵팩트셋(Quick FactSet)이 집계한 세계 주요 기업 약 1만4000개사의 3월 말 시점 부채는 약 38조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7000억 달러 증가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중앙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일환으로 시장 유동성 확대를 위해 회사채 매입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발행액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게 됐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3월 7500억 유로(약 1012조 원)에 달하는 긴급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에 힘입어 유럽의 4월 회사채 발행액은 1497억 달러로, 전월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중국도 금융과 철강, 호텔 등 다양한 업종에서 회사채 발행이 잇따르면서 그 규모가 1612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회사채 시장이 큰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하순 이후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이른바 ‘타락천사’ 회사채까지 자산 매입 대상에 포함했다. 그 결과 3월 발행액이 236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4월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달 들어서는 19일까지 발행액이 167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던 3월보다 더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은행 대출 등 금융기관이 자금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있는 간접금융 비중이 크지만 일본은행(BOJ)이 회사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금조달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BOJ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채권 잔존 기간이 3~5년 남은 회사채를 2001억 엔(약 2조2900억 원)어치 매입했다. 그동안 BOJ의 채권 매입 기준 잔존만기는 1~3년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외출 자숙 영향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항공사 ANA홀딩스나 백화점 체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가 이날 BOJ ㅗ회사채 매입 대상에 포함됐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발행 조건이 결정된 일본 기업의 국내 발행 사채는 5050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