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패션ㆍ잡화 이어 화장품 시장까지 진출
백화점 업계가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책임지는 PB(자체상표) 상품을 잇달아 론칭하고 있다. 흥행에 실패하면 개발비, 재고 부담 등 손실을 떠안게 되지만, 흥행에 성공할 경우 단순히 제품을 유통하는 것과 달리 막대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어 업계의 PB 브랜드 제작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차별화 전략으로 색다른 콘텐츠를 추구하는 추세에 따라 다른 업체에 없는 PB 상품은 백화점 업계의 신성장동력이 되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그간 패션ㆍ잡화 관련 PB 상품을 론칭한 데 이어 이번에는 화장품 시장에 발을 들였다. 신세계는 신규 스킨케어 브랜드 ‘오노마(onoma)’를 22일 론칭한다고 21일 밝혔다. 브랜드 기획부터 제조까지 신세계가 직접 준비한 첫 K뷰티 브랜드다.
앞서 신세계는 직접 제작한 프리미엄 여성복 ‘델라라나’,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 컨템포러리 의류 ‘일라일’, 란제리 ‘언컷’, 맞춤셔츠 ‘분더샵 카미치에’ 등 다양한 패션ㆍ잡화 상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에 선보인 오노마는 고대 그리스어로 이름과 명성을 뜻하는 에센셜 스킨케어 화장품이다. 모두 각자 고유의 이름이 있듯이 피부도 제각각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수분, 보습, 미백, 탄력 등 고민에 따라 맞춤형으로 골라 쓸 수 있는 6종의 에센스가 대표 상품이다.
오노마는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탄생했다. ‘백화점 소비자는 백화점이 가장 잘 안다’는 말처럼 다양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각 피부 고민에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대로 진입장벽을 낮춰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신세계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와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판매한다.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PB 상품을 선보인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2005년 해외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 ‘엘리든’을 시작으로 국내 디자이너 의류 편집숍 ‘파슨스’, 니트 전문 브랜드 ‘유닛’, 해외 브랜드 편집숍 ‘탑스’, 아이웨어 브랜드 ‘뷰’, 반려동물 편집숍 ‘집사’, 베이커리 카페 ‘여섯시오븐’ 등 12개 PB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의식주 토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시시호시’까지 선보였다. 김포공항점에 문을 연 시시호시는 다음 달 인천터미널점에 2호점 오픈을 예고했다. 내년까지 3개 점포를 더 오픈할 예정이고, 현재까지 매출은 목표 대비 140% 이상 신장 중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우리만의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PB 상품을 늘려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2018년 10월 의류 자체 브랜드인 ‘1온스(1oz)’를 통해 내‧외몽고산 캐시미어 100%를 사용해 만든 머플러 아이템을 판매했다. 유통과정을 최소화해 동일 제품보다 최대 50% 저렴한 가성비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판교점 지하 1층에 더마 코스메틱 전문 편집숍 ‘코스메플레이스’를 론칭해 운영중이다. 코스메플레이스에서는 ‘셀룸’, ‘오가나셀’ 등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연구 개발한 화장품뿐만 아니라 유럽 약국 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더미나’, ‘알골로지’,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었던 ‘자오’, ‘엠원’ 등 국내외 인기 더마 화장품 브랜드 40여 개를 판매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2017년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의 PB상품을 시작으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로 확장한 '고메이494'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신규 출시 제품으로는 △강진맥우장조림과설렁탕 △생선구이 HMR 4종 △착즙주스 2종 △전통혼합장 2종 등을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PB는 차별화 콘텐츠를 추구하는 유통업계의 관심 분야다. 백화점이 내놓은 PB라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스테디셀러를 보유하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