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온이 상장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최고치를 찍으면서 한계기업 탈출에도 실패했다. 회계감사 의견거절에 이어 경영진 갈등 심화 등 소송전이 잇따르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리온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억533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작년 1분기 10억 원에서 올해 37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역시 25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실적을 개선하기도 했지만, 한계기업 탈출엔 실패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흑자를 유지했지만 2016년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15년 18억 원→2016년 -89억 원→2017년 95억 원→2018년 -5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21억 원으로 적자에 벗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늘어난 이자발생부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016~2018년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하면서 한계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2015년 55배였던 이자보상배율은 2016년 -21배→2017년 -7.8배→2018년 -1.4배로 악화됐다. 지난해 0.4배로 개선세를 보였지만 4년 연속 1 미만 상태다.
이처럼 부채는 최근 5년간 급증세를 보였다. 부채비율(연결)은 2016년 113%→2017년 200%→2018년 204%→2019년 348%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특히 유동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동부채비율은 2017년 162%에서 2018년 69%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274%로 뛰었다.
지난해 단기사채는 전년 26억 원에서 353억 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금 마련 목적 등 사채 발행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2월에도 관계사 투자를 위해 사채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관계기업 투자 규모는 2019년말 158억 원에서 2020년 1분기 228억 원으로 집계된다. 이에 본업 악화 속에서도 무리한 관계사 투자에 나선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아리온은 지난해 회계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으며 현재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상태다. 올해 내부 경영진의 잡음도 이어지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현 경영진의 반대편에서 경영진의 직무집행정지를 신청한 가운데 지난 27일 현 대표는 이에 맞서 전임 사내이사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또 지난 14일, 현 경영지배인은 사내이사를 대상으로 소송전에 나섰으며 오늘(21일) 실질사주인 전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추가로 고소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날 현 경영진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