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 개최 결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한샘 등 4개 업체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고발 요청했다.
22일 중기부는 전날 ‘제12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한샘, 대림산업, 대보건설, 크리스에프앤씨 등 4개 기업을 공정위에 고발 요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의무고발요청은 공정거래 관련 법령을 위반한 기업들 가운데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사건을 중기부가 피해 정도와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공정위에 고발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14년부터 시행됐다. 중기부가 고발 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한샘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부엌가구 전시매장의 판매촉진행사를 시행하면서 매장 입점 대리점들과 판촉행사의 방법·규모·비용 등을 사전협의 없이 실시했다. 또, 약 120여 개 입점 대리점에 34억 원의 판촉비용을 일방적으로 부과해 공정위로부터 재발 방지 명령과 법 위반 사실 통지명령 및 과징금 11억5600만 원을 처분 받았다.
중기부는 한샘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입점 대리점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힌 점, 법 위반기간이 장기간 지속된 점, 한샘이 부엌가구 시장점유율 1위인 업체로서 사회적 파급효과도 적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
대림산업은 2015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759개 중소기업에게 제조와 건설위탁을 하면서 하도급 대금과 선급금 지연이자 등 약 15억 원을 미지급했다. 또, 서면 계약서 등을 발급하지 않거나 법정기한을 넘겨서 발급해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 명령과 과징금 7억3500만 원을 처분 받았다. 중기부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수가 상당히 많고 법 위반기간이 장기간 지속된 점과 대림산업의 법 위반유형이 다수인 점 등을 이유로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
대보건설은 2016년 2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117개 중소기업에게 건설위탁을 하면서 발주처로부터 준공금을 현금으로 지급받고도 중소기업에게 현금 대신 어음 등으로 지급하고,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 등 총 2억 5000만 원을 미지급했다. 이에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 명령과 과징금 9300만 원을 처분 받았다. 중기부는 대보건설이 과거 유사한 법 위반경력이 다수 있으면서도 장기간 법 위반행위를 반복해 많은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입힌 점 등을 이유로 고발 요청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2014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96개 중소기업에게 의류제조를 위탁하면서 1억 2000여만 원 규모의 자사 의류 제품을 구입하도록 요구하고, 계약금과 계약금 지급 방법 등 수·위탁 계약의 중요 사항을 확인하는 서면 계약서 등을 발급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로부터 재발 방지 명령과 과징금 1억 3500만 원을 처분 받았다. 중기부는 크리스에프엔씨가 정당한 사유없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입힌 점 등을 이유로 고발 요청했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이번 고발요청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경제적 이익요구와 납품대금 미지급, 수·위탁 거래의 기본인 계약서 미발급 등 중소기업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법 위반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청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중기부는 이번 고발요청을 통해 유사한 법 위반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고 동종업계에 경각심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생과 공존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코로나19와 같은 국가비상상황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에 피해를 입히거나 법 위반을 반복하는 고질적인 불공정행위는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