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라서 ‘적극행정’이 중요할 수 있는데, 축포를 너무 빨리 터트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적극행정’ 우수사례 선정이라는 자료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매년 공무원의 적극적인 행정 사례를 선정해 칭찬도 하고, 나름 포상도 하는 시상식인 듯 합니다. 내용을 보아하니,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진단키트·K바이오 지원 등 누가 봐도 칭찬할 만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던데, 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에 대해선 짐짓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냥 지나치기엔 뭔가 목구멍에서 가시가 박힌 것 처럼 ‘턱턱’ 걸리는 게 있어서요. 뭐 이런 것까지 ‘딴지’를 걸고 그러느냐는 핀잔에도 몇 마디 덧붙입니다. 첫 번째가 ‘EBS e학습터 등 온라인교육’ 사업입니다. 과기정통부는 모든 학생들이 데이터 사용량과 요금 걱정 없이 EBS e학습터 등 주요 교육용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 지원했다고 했는데, 당연한 조치에 대한 생색내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통신 서비스가 몇 번이나 먹통이 돼서 제도 도입 초반 혼란을 빚었는데, ‘눈 가리고 아웅’ 한 듯한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공적마스크’ 서비스도 그렇습니다. 과기정통부는 국민들이 공적마스크를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통해 약국 등 판매처별 마스크 재고량 정보를 모바일 앱·웹으로 제공했다고 자찬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150여개의 마스크 웹·앱 서비스 출시를 통한 마스크 판매문의 및 대기줄 감소로 약국의 업무부담이 줄고, 재고 판매완료 비율이 증가하는 등 국민의 마스크 구입 편의 개선’을 치켜세웠죠. 그런데 이미 오랜 기간 대기줄 서느라 진땀이 빠진, 이 때문에 아예 줄서기를 포기하고 ‘집콕’만 했던 국민이 얼마나 많은 줄 아십니까?
아직도 마트와 우체국, 약국에서 몇 번이나 빨아 다시 쓴 헌 마스크를 의지한 채 긴 대기줄을 서셨던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면 울화통이 치밉니다. 다 좋은데 뒷북행정을 한 것은 솔직히 인정했으면 합니다. ‘불철주야’ 고생하신 것은 격려해드리고 싶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불통행정·뒷북행정’은 깊이 반성하시고, 다시 곱씹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