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재건축 수주전…'강남 대첩' 누가 웃을까

입력 2020-05-2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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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신반포21차, 30일 반포3주구 시공사 선정 앞두고 '불꽃 경쟁'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강남 수주 대전(大戰)'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공사비 8000억 규모의 대단지(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손에 넣으려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 수주전은 이미 이전투구 양상이다. 작은 노른자위 재건축 사업지(신반포21차)를 차지하려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도 마지막 기 싸움이 한창이다. 시공사 선정 판가름을 코 앞에 두고 이달 말 이들 재건축 단지에서 자존심을 건 사즉생(死卽生)의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재건축 공사를 맡을 건설사를 선정한다.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핵심 공약에 대한 전략적인 홍보와 함께 시공사 선정 당일 치러지는 2차 합동설명회 준비에 몰입할 예정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기존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총 17개동, 2091가구 새 아파트를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조합은 2년 전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 지난해 말 조합 측이 시공사 지위를 박탈한 뒤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선 상태다.

이번 수주전에 뛰어든 두 건설사의 공약은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다. 삼성물산은 조합 측에 골조공사를 마치고 진행하는 일반적인 후분양이 아닌 100% 준공 후 분양하는 '완전 후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또 시공사 선정 후 진행되는 모든 절차를 1년 안에 마무리 해 내년 착공에 들어가고, 공사기간 역시 34개월로 줄여 사업비 120억 원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서 대우건설은 선분양·후분양·리츠 상장 등 3가지 분양 방식을 내세웠다. 조합원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다만 3가지 제안 중 리츠 방식의 경우 서울시의 반대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착공 시기는 삼성물산보다 다소 늦은 2022년이지만 공사기간은 삼성물산과 비슷한 수준인 36개월 이내로 약속했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컨시어지 업체와 계약을 맺고 호텔급 서비스에 맞먹는 단지 내 서비스를 제안했다.

수주전에 건설사 CEO(최고경영자)까지 나섰다. 지난 19일 치러진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합동설명회에 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8000억 원이 넘는 공사비 규모 뿐 아니라, 올해 강남 최고의 재건축으로 불리는 반포3주구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방증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CEO가 직접 3주구 재건축 사업을 챙기고 있다는 시그널과 함께 그동안 없던 역대급 공약에 대한 의문에 신뢰감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수주전은 이미 혼탁해졌다는 평가 나올 정도로 잡음의 연속이다. 조합이 두 회사의 홍보물을 각각 3개로 제한했는데도 삼성물산이 6개를 발송한 것이 확인돼 양측간 시비가 붙었다. 다른 강남 재건축 조합장을 지낸 외부인이 삼성물산을 대리 홍보했다며 대우건설이 당사자를 경찰에 고발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반포3주구는 앞서 서울시가 '클린 수주 시범사업장'으로 지정한 곳이다. 일각에선 이러다가 '제2의 한남3구역'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옆 동네 잠원동에선 신반포21차 재건축 수주를 놓고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2파전을 치르고 있다. 이 수주전에서도 이례적인 수주 공약이 연이어 등장했다. 275가구를 짓는 소규모 사업이지만 지하철 7호선 반포역이 6분 거리에 위치한 강남 사업지라는 상징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융부담 없는 후분양'을 제안했다. 자체 보유자금으로 일단 공사를 진행하고 일반분양을 마무리한 뒤에 공사비를 받는 방식이다. GS건설은 '프라임타임 분양제'로 맞섰다. 착공부터 준공 시점까지 조합이 가장 유리한 시기에 일반분양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신반포21차 조합은 오는 28일, 반포3주구보다 먼저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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