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자회견…"자기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용서 하나"
민주당 "송구…수사 뒤 입장 결정"…통합당 "모든 의혹 낱낱이 규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비판을 제기하는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저들이 일본의 사죄 배상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정의연 대표)도 초청됐지만 끝내 불참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 대해 “사리사욕을 채워서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갔다”고 토로했다. 그는 “(1차 기자회견 이후) 어느 날 저녁에 문을 열어 달라고 해서 열어주니까 윤 당선인가 들어와 제가 깜짝 놀라 넘어갈 뻔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은 1차 기자회견 이후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를 찾아갔고,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를 안아주면서 용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할머니는 “뭘 가지고 와야 용서를 하지 않겠나”라면서 “무슨 원수진 것도 아니고 30여 년을 알고 지냈는데 한번 안아달라고 하길래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안아줬다”고 말했다. 또 “윤 당선인을 안아준 것에 대해 명백하게 기사를 써 달라. 내가 용서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에 대해 “이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뭐든지 하고 싶으면 하고 팽개치고 하는데, 어떻게 30년을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을)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팽개쳤다”고 말했다. 수요집회와 관련해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분들이 데모에 나오시는데 그분들에게도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면서 “이래놓고 사리사욕 채워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고, 저는 몰랐다”고 강조했다. 또 “(출마와 관련해) 나한테 얘기도 없었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니까 제가 무슨 용서를 더 하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특히 “1만 가지를 속이고 이용하고…제가 말을 다 못한다”면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엉뚱한 사람이 챙긴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당선자에 관한 의혹에 대해선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 할머니의 두 번째 기자회견과 관련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다만 윤 당선인과 관련한 입장은 유보했다. 윤 당선인 관련 논란에 대해선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이 할머니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도 “정의연이 적극적으로 해소해가야 한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번 논란으로 위안부 인권운동의 대의와 역사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정의연 관련 의혹을 집중 파헤치기 위해 TF를 구성해 본격 활동에 나선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이 할머니 인터뷰와 관련해 “절규 섞인 외침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국정조사 추진까지 폭넓게 검토하는 등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할머니에 쓰인 금액이 적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유용하거나 자기들을 위해 많이 쓴 정황”이라면서 “시민단체는 국민 혈세로 지원되고 있고 국민의 소중한 기부금으로 운영되니 1원 한 푼 헛되이 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럼에도 정의연은 외부회계 감사요구에 대해 ‘왜 시민단체가 의혹에 몰려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고, 영수증 공개 여부는 ‘어느 비정부기구(NGO)가 낱낱이 공개하느냐 적반하장이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주 검찰이 정의연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가 진행되지만 정치권이 손 놓고 있는 건 도리가 아니다”며 “통합당은 철저히 피해자 중심 입장에서 모든 의혹 들여다보고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