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여야 원내대표와 156분 회동...화합 상징 '채소 비빔밥' 식사

입력 2020-05-28 14:54수정 2020-05-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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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신경전...예정시간 한시간 넘겨 종료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태년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오찬회동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156분에 걸친 오찬회동을 가졌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마련된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당초 1시간30분 가량이던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2시37분까지 진행됐다.

세 사람은 시작부터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날씨가 너무 좋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렇습니다. 반짝반짝하네요"고 화답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가 "건강은 괜찮으신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예"라고 짧게 답했다.

의례적인 질문일수도 있지만 18일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입술이 부르튼 것이 공개돼 건강 우려가 제기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뼈있는' 덕담은 김태년 원내대표와의 인사에서도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처럼 좋을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네자 주 원내대표는 "그리 됐으면 좋겠네요"라며 웃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라고 말하자 주 원내대표는 "김 대표님이 잘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 간다 이런 말하면..."이라고 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이 웃으며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럽겠죠?"라고 수습하면서 상황이 수습됐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총선에서 177석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이 전체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갖고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통합당은 "국회를 엎자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의 만남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가 열린 2018년 11월 5일 후 1년 6개월만이며 취임 후 네 번째다.

오찬에는 화합을 상징하는 계절 채소비빔밥이 테이블에 올랐다. 한우 양념갈비, 해송잣죽, 능이버섯 잡채, 어만두, 민어 맑은탕으로 꾸려진 한식이 제공됐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이 회동에 참석했으며 강기정 정무수석, 강민석 대변인, 박상훈 의전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은 뒷 자리에 배석자로 참여했다.

이날 대화는 의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의 모두 발언도 생략됐다.

문 대통령은 오찬 회동 이후 원내대표들과 함께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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