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깊어지면서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감원과 공장 폐쇄 등의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한 비용절감과 함께 전기차 등 미래차 투자는 늘리고 있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자국내 생산시설 6곳을 폐쇄 또는 구조조정하고, 모로코와 루마니아 생산시설 확대는 중단키로 했다. 러시아공장 건설도 재검토한다. 전체적인 감원규모는 1만5000명 수준이다. 르노연합인 일본 닛산도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공장의 폐쇄를 추진한다. 닛산은 미국공장 생산을 축소하면서, 한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키로 했다. 독일 BMW 또한 5000명에 이르는 인력감축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생산시설과 인력 구조조정의 고삐를 죄는 한편, 전기차를 중심으로한 사업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르노는 구조조정으로 3년간 20억 유로를 확보해 전기차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미국 GM은 국내외 공장 7곳의 문을 닫고 1만4000명의 인력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포드는 유럽내 15개 공장의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도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자동차산업은 구조적 불황에 진입했다. 설비규모가 수요를 훨씬 초과한 상태인 데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려 판매량이 계속 줄어든 까닭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구조조정과 전기차 투자확대는 생존전략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 생산구조 재편도 갈수록 다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를 주력으로 하는 사업체제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부터 2년간 최대 9종의 신형 전기차 모델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미래차 개발을 위한 삼성전자와 한화그룹과의 협력체제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핵심 부품인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공급에서 삼성과 협력키로 하고, 한화와는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개발을 진행키로 했다. 국내 대표기업들이 힘을 합쳐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걸림돌이 많다. 구조조정부터 여의치 않다. 미래 대비를 위한 생산물량 조정조차 노조의 동의 없이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경직된 노동시장과 높은 인건비로 인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가 최대 장애물이다. 혁신을 위한 대기업들 간 협업을 가로막는 규제의 벽도 높다. 고용과 수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의 생존과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어느 때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대책 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