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실태조사] 여전히 어려운 '내집 마련'…"집 살 돈 빌려달라"

입력 2020-06-01 16:05수정 2020-06-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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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84% "내 집 꼭 필요"…자가주택 마련 6.9년 걸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지난해 기준 내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자가 보유율)이 61.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여전히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서울ㆍ수도권에서 집을 장만하려면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약 7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집과 관련한 대출이나 임대료 부담은 여전히 커 정부의 정책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6~12월 전국 6만1170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생애 최초로 주택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년 9개월로 집계됐다. 지난해 7년 1개월보다는 줄었으나 2016년 6년 7개월, 2017년 6년 8개월보다는 여전히 길었다. 한 가구가 1년 소득을 모두 저축해 약 7년을 모아야 자기 집을 살 수 있어 막상 내집 마련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는 전국 단위에서 5.4배로, 2018년 5.5배보다 소폭 낮아졌다. 한 가정이 1년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5년 4개월은 모아야 자기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수도권의 PIR는 6.8배로 광역시(세종시 포함·5.5배), 도 지역(3.6배)을 웃돌았다. 부동산 규제에도 작년 서울ㆍ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영향이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 10명 중 8명은 내 집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주택 보유 의식은 84.1%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주택이 꼭 필요하다고 답한 것이다. 이는 전년(82.5%)에 비해 1.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연령별로 △40세 미만 76.9% △40~49세 84.7% △50~59세 85.2% △60세 이상 89.2%가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택을 보유하고자 하는 이유로는 주거 안정(89.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내 집 마련 욕구는 높아지고 있으나 대출 등을 옥죄는 정부 규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 정책으로 주택 구입자금 대출 지원(31.2%)을 꼽았다. 특히 신혼부부들의 경우 절반 넘게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47.1%)’이 가장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자기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자가 보유율)은 전체 가구의 61.2%, 자기 집에 살고 있는 가구의 비율(자가 점유율)은 58.0%를 기록했다. 이 두 기록 모두 2006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치솟는 집값에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졌다. 결혼 7년 이하의 신혼부부들의 자가 보유율은 53.9%에서 52.8%로 감소한 가운데 자가 점유율도 50.7%에서 49.3%로 줄었다.

자가를 가진 신혼부부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도 2018년 5.1배에서 5.2배로 늘어났다. 다만 전세가구 비중(31.6%)은 일반가구(15.1%)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주거 수준 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주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는 5.3%(106만 가구)로 전년보다 약 5만 가구 줄었다. 지하와 반지하, 옥탑방 등에 사는 가구도 1.3%(26만5000가구)로 전년보다 약 10만 가구가량 줄면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인당 주거면적 역시 32.9㎡를 기록해 전년(31.7㎡)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다소 가중됐다. 지난해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은 전국 16.1%로 전년(15.5%)보다 조금 높아졌다. 수도권이 20%로 가장 컸고, 광역시와 도 지역은 각각 16.3%와 12.7%로 조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주거실태조사 결과 국민들의 주거 수준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관리와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 주거복지 정책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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