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전지박ㆍ동박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업체 두산솔루스 매각전에 유력 후보였던 대기업이 불참하면서 매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앞서 국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와의 매각 협상 중단이 두산에 ‘악수(惡手)’가 된 셈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전날 진행한 두산솔루스 예비입찰에 유력 인수 후보였던 롯데그룹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앞서 스카이레이크와 지분 매각을 협상했다가 결렬한 바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 지분 51%에 대해 6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측은 1조 원 이상을 요구했다. 협상이 중단되면서 두산솔루스는 공개 매각으로 전환했다.
두산솔루스의 가치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애초부터 냉담했다. 두산이 원하는 1조 원 이상은 비싸다고 평가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롯데케미칼 리포트를 통해 “동박, 전지박에 멀티플 30배를 적용한 1조 원 가까운 금액은 비싸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보다 보수적으로 리포트를 수정한 후에도 “인수 예정금액인 1조 원은 종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인수 결렬 가격보다 4000억 원이 비싸진 상황”이라며 “절대적 밸류에이션이 싼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 측이 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한다고 할 때 팔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후보군으로 언급되던 롯데그룹과 유력 PEF 등이 상당수 예비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매각 측은 다소 늦게 입찰에 들어오더라도 받아주겠다며 문을 열어 놓아 최종 참여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두산의 유압기기 사업부 두산모트롤BG 매각전은 국내외 PEF 3~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트롤BG는 군용 정밀 유압 부품을 생산하는 방위사업 부문으로 인해 외국계 투자자가 인수하려면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투자자 확보가 까다로울 전망이다.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 매각이 난항을 겪을수록 두산의 주요 계열사 매각 압박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정부로부터 3조6000억 원을 지원받은 두산은 자산 매각 등으로 3조 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을 진행하며 두산타워와 골프장 등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골프장이나 두산타워 매각 등은 금액이 크지 않아 실질적인 자금 마련에 도움이 안된다”며 “결국 시장에서 매력을 느낄만한 매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